우리 주변에는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상황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는 재치있는 상황 파악과 문제 해결을 위한 직관력이 필요한 현실이 의외로 많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문제해결의 과정은 개개인의 주관과 관념에 따라 다 각기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각 어떤 관점에 우선 순위를 두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그 선택은 각자 달라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이 이야기도 많은 드라마나 소설, 각종 위기 상황에서 종종 인용되곤 하는 고전 같은 일화입니다. 누구나 여러 상황에서 이미 경험해 보았을 이 일화는, 아래에서 확인하게 될 위기 상황과 특이한 문제에 더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그 해결과정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의 재치와 기발한 발상이 빛을 발하고 그 지혜가 더욱 돋보이는, 모범 답안과도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어린 덕만이의 지혜로운 선택
제가 기억하는 가장 적절하게 인용된 최근의 이 이야기는 선덕여왕입니다. 지난 해 신들린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고현정과 이요원이 주인공으로 열연했던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였습니다. 선덕여왕으로 열연했던 이요원의 어린 시절, 어린 덕만이 미실을 피해서 타클라마칸 고원에서 소화라는 궁녀를 엄마로 알고 살던 때의 일화입니다. 당신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지 그 답안을 먼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린 덕만이 살던 그 마을은 동서 교역의 요충지로서 유럽계 상인들이 많던 도시였는데, 그 도시의 군주격인 제후가 마시는 차의 유출을 감소시키고자 무역을 금지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덕만이 평소 알고 지내던 상인들을 도우려고 꾀를 부렸다가 발각되어 제후 앞에 함께 끌려온 장면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제후가 덕만에게 생, 사를 가릴 한 가지 선택을 제안합니다. 손바닥에 올려져 있는 장기 알같은 2개의 옥 보석을 선보이며 선택을 종용합니다.
제후 : "고르거라. 생(生)을 고르면 너도 살고, 여기 모두다 산다.
허나 사(死)를 고르면 너도 죽고 여기 모두 죽는다."
덕만 : (한참을 고민하다가) "보여주십시오! 둘 다 사(死)일지 어찌 압니까?"
제후 : (움찔하더니) "그게 네 운명이야, 당장 고르지 못할까?"
이제 이 제후의 손 위에 올려진 두 패의 진위를 예상하고 가늠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되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제후의 잔꾀가 의심되고 그의 심술이 농후한 상황입니다. 이 때, 분명 제후의 손에 들려진 옥보석은 둘 다 사(死)일 것이라고 확신한 덕만은 옥보석 하나를 집어 삼켜버립니다.
덕만 : 이제 제후님의 것을 보여주세요.
제가 사를 먹었다면, 제후님의 것은 생일테고,
제가 생을 먹었다면, 제후님의 것은 사일 것입니다.
보여주세요. 보여주세요오!
제후 : (실망한 빛으로) 사다.
철은 없으되, 능력은 있고, 하늘 무서운 줄은 모르되, 하늘의 운은 있구나.
약속이니 살려주마, 모두 풀어주거라!
이로써 어린 덕만은 제후의 패를 읽고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상당히 재치있는 지혜를 발휘하여 자신과 친구들의 운명을 구하고 개척합니다. 반면 어린 덕만에게 패와 게임에 숨겨진 심리를 읽힌 제후는 제 꾀에 제가 넘어간 통쾌한 꼴이 되고 맙니다.
지난 해 9월 경에 방영했던 선덕여왕의 한 장면인데, 무척 인상 깊게 본 내용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이런 기발한 재치를 필요로 하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가까운 우리 주변의 여러 상황에서 조금씩 변형된 이야기로 다양하게 곧 잘 인용되어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양조장 주인 딸의 지혜로운 선택
양조장 주인은 성을 다스리는 성주에게 엄청난 빚이 있습니다. 양조장 주인에게는 딸이 있는데, 성주는 이 딸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성주는 양조장 주인에게 빚을 탕감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자기가 주머니 안에 검은색 구슬 하나와 흰색 구슬 하나를 넣어 놓으면 양조장 딸은 사람들 앞에서 그 주머니 안의 하나를 꺼냅니다. 만약 검은 구슬을 꺼내면 딸은 자기와 혼인을 해야 하고, 흰색 구슬을 꺼내면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역설적인 약속을 한 것입니다.
양조장 주인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양조장 딸의 처지에서 보면 늙은 성주와 결혼하는 것이 실로 끔찍한 일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음흉한 성주가 틀림없이 주머니 안에 검은색 구슬 두 개를 넣어올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양조장 딸의 입장이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것입니까? (출처 : 누워서 읽는 퍼즐북 - 임백준, 한빛미디어, 73쪽에서 발췌)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하는 간단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양조장 딸은 사람들 앞에서 구슬을 꺼낸 다음, 사람들이 그 구슬을 보지 못하도록 연못 같은 곳에 던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여기 주머니 안에 남아 있는 구슬이 검은색이면 내가 꺼내서 던진 것은 흰색이고, 주머니 안에 있는 구슬이 흰색이면 내가 꺼낸 것은 검은색이다"라고 외칩니다.
그리고 주머니에 남아 있는 구슬의 색을 확인하자고 말합니다. 주머니 안에 검은색 구슬을 두 개 넣어온 음흉한 성주는 자기 꾀에 넘어가고 말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짤막한 일화가 등장하는 옛날이야기나 우화를 읽은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어떤 이야기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한 가지 안내 말씀도 드립니다. 현재 지난 1월 말에 있었던 제6차 동시나눔들이 거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나눔들이 있습니다. 영민C 님도 '모토로이' 가방을 내놓고 동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간 내셔서 살펴보고 응모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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