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10월 9일이 되기 앞서부터, 미리, 562 돌 "한글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관련한 여러 글들을 정리해 올렸습니다. 이는, 물론 제가 잘 모르고 있거나, 잘 헷갈리는 것들을 중심으로 되새겨보는 작업이었으며,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이었습니다.
그러나 방송이나 그 어느 언론조차도 '한글날'에 대한 특집방송이나 보도도 볼 수 없었습니다. 공영방송인 3사 어느 곳도 특별 다큐멘터리 하나 기획하지 않았고,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미 고인이된 최진실씨의 보도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내심 서운하기도 하고 혼자 화가 나기도 했답니다.
제 나름대로는 지난 달부터 한글 특집 기간으로 삼아 관련 글들을 실어왔습니다. 특히 이번 일주일 동안에는 더 신중한 글 선택을 해 올렸습니다. 처음 생각에는 다양한 글들을 실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되돌아보니 아쉬움이 더 큽니다.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순우리말들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말에 관한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살피고 정리해 함께 나눌 계획이므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오늘 글은 그 일환으로 준비한 말들입니다.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순우리말들을 소개합니다. 부담없이 읽어두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마음에 와 닿는 낱말들은 기억해두었다가 글쓸 때, 적절한 곳에 사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 쑥부쟁이 꽃(과꽃, Asters), 1880, Private collection ⓒ 2008 Monet
가늠 : 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리는 기준, 일이 되어 가는 형편
가구다라 : 백제(큰 나라)
가래톳 : 허벅다리의 임파선이 부어 아프게 된 멍울
가라사니 :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지각이나 실마리
가람 : 강
가시버시 : 부부
갈무리 : 물건을 잘 정돈하여 간수함, 일을 끝맺음
가우리 : 고구려(중앙)
개골창 : 수챗물이 흐르는 작은 도랑
개구멍받이 : 남이 밖에 버리고 간 것을 거두어 기른 아이, "업둥이"라고도 함
개맹이 : 똘똘한 기운이나 정신
개어귀 : 강물이나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고삿 : 마을의 좁은 골목길. 좁은 골짜기의 사이
고수련 : 병자에게 불편이 없도록 시중을 들어줌
골갱이 : 물질 속에 있는 단단한 부분
곰살궂다 : 성질이 부드럽고 다정하다
곰비임비 :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겹치는 모양
꼬리별, 살별 : 혜성
구성지다 : 천연덕스럽고 구수하다
구순하다 : 말썽 없이 의좋게 잘 지내다
구완 : 아픈 사람이나 해산한 사람의 시중을 드는 일
굽바자 : 작은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얕은 울타리
그느르다 : 보호하여 보살펴 주다
그루잠 : 깨었다가 다시 든 잠
그루터기 : 나무나 풀 따위를 베어 낸 뒤의 남은 뿌리 쪽의 부분
그린비 : 그리운 선비, 그리운 남자
기이다 : 드러나지 않도록 숨기다
기를 : 일의 가장 중요한 고비
길라잡이 : 앞에서 길을 인도하는 사람
길섶 : 길의 가장자리
길제 :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구석진 자리, 한모퉁이
길품 : 남이 갈 길을 대신 가 주고 삯을 받는 일
겨끔내기 : 서로 번갈아 하기
고빗사위 : 고비 중에서도 가장 아슬아슬한 순간
까막까치 : 까마귀와 까치
깔죽없다 : 조금도 축내거나 버릴 것이 없다
깜냥 : 어름 가늠해 보아 해낼 만한 능력
깨단하다 : 오래 생각나지 않다가 어떤 실마리로 말미암아 환하게 깨닫다
꺼병이 : 어린 꿩
꼲다 : 잘잘못이나 좋고 나쁨을 살피어 정하다
꽃샘 : 봄철 꽃이 필 무렵의 추위
꿰미 : 구멍 뚫린 물건을 꿰어 묶는 노끈
끄나풀 : 끈의 길지 않은 토막
끌끌하다 : 마음이 맑고 바르며 깨끗하다
나룻 : 수염
나르샤 : 날다
나릿물 : 냇물
내 : 처음부터 끝까지
너비 : 널리
노고지리 : 종달새
노녘 : 북쪽
높새바람 : 북동풍
높바람 : 북풍. 된바람
너울 : 바다의 사나운 큰 물결
노량 : 천천히, 느릿느릿
노루막이 : 산의 막다른 꼭대기
눈꽃 : 나뭇지에 얹힌 눈
느루 : 한번에 몰아치지 않고 시간을 길게 늦추어 잡아서
다솜 : 사랑
단미 : 달콤한 여자, 사랑스러운 여자
달 : 땅, 대지, 벌판
달소수 : 한 달이 좀 지나는 동안
닻별 : 카시오페아
닷곱 : 다섯 홉. 곧 한 되의 반
더기 : 고원의 평평한 땅. 덕
덧두리 : 정한 값보다 더 받은 돈 (비슷한말 ; 웃돈)
덧물 : 얼음위에 괸 물
도래샘 : 빙 돌아서 흐르는 샘물
도투락 : 어린아이 머리댕기, 리본
마녘 : 남쪽. 남쪽편
마루 : 하늘
마장 : '십리가 못되는 거리'를 이를 때 "리"대신 쓰는 말
마파람 : 남풍.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마수걸이 : 첫번째로 물건을 파는 일
메 : 산. 옛말인 "뫼"가 변한 낱말
몽구리 : 바짝 깎은 머리
묏채 : 산덩이
미르 : 용
미리내 : 은하수
미쁘다 : 진실하다
바오 : 보기 좋게
버금 : 다음가는 차례
버시 : 지아비. 남편. "가시버시"는 부부의 옛말
벌 : 아주넓은 들판, 벌판
벗 : 친구
별똥별 : 유성
붙박이별 : 북극성 베리, 벼리: 벼루
부룩소 : 작은 수소 볼우물 : 보조개
산마루 : 산의 정상
살밑 : 화살촉
새암 : 샘
샛바람: "동풍"을 뱃사람들이 이르는 말
샛별 : 금성,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어둠별
새녘 : 동쪽. 동편
새벽동자 : 새벽밥 짓는 일
서리담다 : 서리가 내린 이른 아침 성금 : 말한 것이나 일한 것의 보람
소담하다 : 생김새가 탐스럽다
소젖 : 우유
숯 : 신선한 힘
시나브로 : 모르는 새 조금씩 조금씩
시밝 : 새벽
씨밀레 : 영원한 친구
아라 : 바다
아람 : 탐스러운 가을 햇살을 받아서 저절로 충분히 익어 벌어진 그 과실
아람치 : 자기의 차지가 된 것
아미 : 눈썹과 눈썹사이, 미간과 같은 낱말
알범 : 주인
아사 : 아침
애오라지 : 마음에 부족하나마, 그저 그런 대로 넉넉히,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좀
언저리 : 부근, 둘레
여우별 : 궂은날에 잠깐 떴다가 숨는 별
온누리 : 온세상
이든 : 착한, 어진
아띠 : 사랑
오릇하다 : 모자람이 없이 완전하다
온 : 백
잔별 : 작은별
즈믄 : 천
타래 : 실이나 노끈 등을 사려 뭉친 것
하늬바람: 서풍
한 : 아주 큰
함초롬하다 : 가지런하고 곱다.
해찰 : 물건을 이것저것 집적이어 해치는 짓
해찰하다 : 일에는 정신을 두지 않고 쓸데없는 짓만 하다
햇귀 : 해가 떠오르기전에 나타나는 노을 같은 분위기
헤윰 : 생각
희나리 : 마른 장작
▲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 국화 꽃송이들(Chrysanthemums), 1880-1881, Private collection ⓒ 2008 Monet
"샛별"이나 "꼬리별", "샛바람" 같은 낱말들은 일상에서도 쉽게 쓸 수 있는 예쁜 말들입니다. 이 외에 "고삿", "깜냥", "다솜", "미쁘다" 같은 낱말들도 사용하기 좋은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숯"이나 "아람", "여우별", "헤윰" 등의 명사는 오롯하게 꼭 써보고 싶은 말들입니다. 특히 마지막 즈음에 "해찰하다"란 말은, 시인 백무산님의 시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는 표현인데, 제가 정말 좋아하는 표현의 낱말입니다.
아침, 저녁의 공기는 제법 쌀쌀한 기운이 목감기를 몰고올 기세입니다. 하지만, 그 푸르름이 눈이 시릴 만큼이나 드높아진 가을하늘이 정신을 맑게 해주니, 마음 덩달아 즐겁고 감사한 주말입니다.
어떤 좋은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재미있는 일은 아니지만, 계약건이 있어 이 글 올려놓고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맑고 고운 하늘 만큼이나 고운 하루되시길, 모두모두 행복한 가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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