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의 개교기념일이어서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은 채, 오랜만에 심신을 달래고 있습니다. 지난 주부터 저도 한 블로거로서, 주체는 잘 알 수 없었으나 "Blog Action Day 2008, Poverty"의 뜻있는 행사에 참여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생각이 부족해서인지 특별한 주제를 잡지 못하고 글도 하나 올리지 못한 채, 결국 하루를 다 보내고 말았습니다.
사실은 "빈곤"과 관련한 사진작품들을 찾아 함께 생각해보고 소개하고 싶었는데, 준비하지 못했고 주제조차 설정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해의 "환경"이라는 주제에 이어, 올해 "빈곤"으로 이어진 뜻있는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이 무척 큽니다. 올 숙제로 남겨둘까 합니다. ^!^
현재 10, 380 블로거들이 참여하여 각자의 생각과 글로 동참하고 있으므로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하여 살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세계 각 나라들의 표준시가 달라 아직도 남은 여유가 있으므로, 뜻이 있는 분들은 지금 참여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달부터 우리말인 "한글"과 관련한 글들을 따로 준비해 올려왔습니다. 그 가운데 "한 낱말"에 대한 "관련말"들도 찾아보고 소개하였습니다. "비"와 관련한 아름다운 우리말과 "잠"과 관련한 섬세한 우리말과 그림, "말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구별하여 표현한 우리말, 그리고 "구름"을 표현한 아름다운 우리말에 이어, 오늘은 "술"과 관련한 순우리말들을 알아볼 것입니다.
각기 다양한 음식 문화와 우리 민족의 역사까지 담고있는 술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새롭게 펼쳐보려고 합니다. 제가 실제로 술 담그는 과정을 지켜본 경험도 없거니와 적접 담가본 적은 더더욱 없어서, 아래와 같이 처음 들어보는 말들과 낯선 낱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살아온 일상과 술문화, 그리고 애정 많은 민족성도 엿볼 수 있어 더 정감이 느껴질 것입니다. 또한 술을 담그는 과정에 필요한 재료나 그 재료에 따른 술의 종류 등 다양한 내용들을 파악할 수 있어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 압생트 술잔과 유리 물병(Glass of Absinthe and a Carafe) ⓒ 2008 Van Gogh
강술 -- 안주없이 마시는 술을 말합니다. 된 발음이 나는 "깡술" "깡소주" 등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강주정 -- 일부러 취한 체하고 하는 주정을 말합니다.
군치리 -- 개장국을 안주로 하여 술을 파는 선술집을 이릅니다.
귀밝이술 -- 음력으로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던 술을
말합니다.
꽃 국 -- 빚어 담근 술이 익었을 때, 박아 놓은 용수에서 첫 번으로 떠내는 맑은 술을
이릅니다. 맑은 꽃 빛깔이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대포 -- 선술집 같은 데서 신통찮은 안주로 사발들이로 마시는 술을 일컫습니다.
밑술 -- 송이 재강에 다시 물을 주어 거른 술을 말합니다.
볏술 -- 가을에 벼로 갚기로 하고 외상으로 먹는 술을 이릅니다.
부좃술 -- 잔칫집이나 초상집에 부조로 대신 내던 술을 말합니다.
선술 -- 술집에 서서 간단히 마시는 술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성애술 -- 물건을 사고 팔 때 흥정이 끝난 증거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술을 따로 일컫습니다.
소나기술 -- 평소에는 잘 마시지 않다가 한번 입에 대면 정신없이 퍼마시는 것을
이릅니다.
송이재강 -- 전국(군물을 타지 않은 술)만 떠내고 난 재강(술지게미)을 말합니다.
(재강이나 술지게미에 대한 낱말은 아래 참조)
술구더기 -- 전국을 떠낸 술에 뜬 삭은 지에밥의 밥알을 이릅니다.
술잔거리 -- 술 몇 잔 정도 사먹을 수 있는 적은 돈을 말합니다.
쓴술 -- "멥쌀술" 을 "찹쌀술" 에 대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아랑주 -- 소주를 고고 난 찌꺼기를 "아랑"이라 하며, 그 아랑만으로 다시 고아
만든 질이 낮고 독하기만 한 소주를 이릅니다.
억 병 -- 술을 엄청나게 마신 양, 또는 그렇게 마셔 엉망으로 취한 상태를 표현합니다.
용수 -- 술이나 장 따위를 거르는 데 쓰는 기구로, 싸리나 대오리 따위로 둥글고
깊게 통처럼 만든 바구니를 말합니다.
용수뒤 -- 술독에 용수를 박아 전국을 떠낸 뒤의 찌끼술을 말합니다.
재강 -- "지게미" 라고도 하며, 곡식으로 술을 빚은 후에 술을 짜내고 난 다음에
남은 술 찌꺼기를 말합니다. 이는 "주박(酒粕)", "주자(酒滓)",
"주정박(酒精粕)", "재강", "술비지"라고도 합니다.
전내기 -- 애벌 걸러 물을 전혀 타지 않은 술을 이릅니다.
지게미 -- 술을 거르고 남은 찌끼를 말하며, "재강"이라고도 합니다.
진서술 -- 전라도 일부 지방에서 사용하는 말입니다. 즉 자기집 머슴을 위하여 주인이
부모 대신 관례를 행할 때 쓰는 술을 말합니다.
탁주 -- 술을 빚은 뒤에 술밑을 맑게 여과하면 청주가 됩니다. 이 청주를 거르고 난
술지게미에 물을 섞어 거른 술을 말합니다.
▲ 일레르 제르맹 에드가 드가(Hilaire Germain Edgar Degas, 프랑스, 1834-1917), 압생트(L'Absinthe), 1876, Oil on Canvas, Musée d'Orsay, Paris, France ⓒ 2008 Edgar Degas
위와 같이, 술과 관련한 낱말들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이 술을 만드는 과정과 그런 문화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술을 만드는 데 사용하던 도구들도 다시 알 수 있었으며, 술을 만든 찌꺼기와 재료들을 재활용하여 여러가지 다양한 종류의 술들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술을 담그는 과정과 정성이 만만치 않으므로, 잔칫집이나 초상집에 술을 부조로 보내던 관습("부좃술")이 있었음을 저는 이 글을 정리하며 처음 알았습니다. 더불어 물건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흥정이 끝난 다음에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마음과 정을 함께 나누던 이웃사촌 문화("성애술")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웃 블로거들 가운데에도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들도 많을 줄 압니다. 위 낱말들은 관심있는 분들은 쉽게 알 수 있는 관련말들일 것입니다. 시중에 "술 문화"와 관련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으므로. 관심있는 분들은 이 기회에 함께 찾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을에 접어든 10월도 반을 넘어섰습니다. 가을 산행을 통한 단풍 구경도 한창인데, 좋은 계획들 세워보시길 바랍니다. 두달 여를 남겨놓은 2008년이 더 아쉽기만 합니다. 못 다 이룬 계획들도 다져보시고, 따듯한 목요일과 한 주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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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술에 관한 바톤 문답
Tracked from A2공간 - 도움되는 글을 쓰자 2008/10/27 21:52 삭제명이님 포스팅 보고 바톤 받았습니다. 1. 처음 술을 마셔본 게 언제인가요? 아기때부터 할머니가 막걸리를 먹였지만 친구들과 처음 마셔본건 대략 19~20살쯤 2. 처음 술을 마셨을 때의 감상은? 기분좋다~ 3. 현재 주량은 어느정도 인가요? 가장 깔끔한건 맥주 1500cc 4. 자주 마시는 술의 종류는 무엇인가요?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기는 하는데 좋아하는 순서로는 와인 > 맥주 > 곡식 발효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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