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며칠에 걸쳐서 소담스런 함박눈과 촉촉한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그 비님 덕분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서 날도 화창하고 따듯해졌습니다. 단골 방문자들을 비롯하여 소리 없는 시선으로 응원도 보내주고 가시는 누리꾼들과 늘 안부 챙겨주시는 이웃지기님들 모두모두 건강하시지요?

   쌀쌀한 바람과 날카로운 기운에 자꾸만 손등을 쓰다듬게 되고 따듯한 불 기운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네덜란드 1606-1669)의 그림처럼 불을 지펴보고 싶은 밤입니다. 가을 들어 날씨가 차가워지면서 이 방의 배경그림도 그래서 렘브란트의 따듯한 작품으로 바꾼 것이며, 특히 오늘의 아래 그림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고 애정도 많이 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빛과 색채의 힘으로 영혼의 사색까지 표현한 작품

   물론 대문의 이름처럼, 제 이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누리방의 주요 주제와 그런 특성으로 인하여, 자주는 아니어도 계절별로 배경그림을 바꾸는 편입니다. 그렇게 새로 바꾼 지금의 배경그림을 보고, 한 이웃 누리꾼께서는 "무섭다"는 소감을 밝혀주시기도 하였답니다. 사실 그 때는 조금 당혹스럽기도 하였고, 혼자 못내 서운하기도 하였답니다.

   그 때, 결심을 하였습니다. 오해일 수도 있고, 또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 번은 이 작품에 대해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새로운 글감을 선물로 받은 셈이 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댓글을 통한 소통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BlogIcon 날라리님의 말씀처럼, 제가 댓글을 통한 깊이 있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이런 연유에서 출발합니다.

     

       명상에 잠긴 철학자(Philosopher in Meditation), Oil on Wood, 1632, Musée du Louvre, Paris 2008 Rembrandt


   렘브란트의 작품들은 앞에서도 여러 번 소개하였고, 또 그의 그림이라면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다윗 왕의 간음과 우리아 장군의 죽음
", "돌아온 탕자와 아버지" 그리고 "베르메르, 렘브란트, 모네의 하늘풍경"을 통하여 렘브란트의 그림과 그의 약력에 대해서도 소개하였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이 기회에 같이 비교하여 감상하실 것을 권합니다.

  렘브란트그림과 약력, 그에 대한 설명은 브리태니커사전렘브란트 미술관(http://www.rembrandthuis.nl),  Web Gallery of Art(http://www.wga.hu), ARC(http://www.artrenewal.org),  가톨릭마당(http://www.pauline.or.kr), 그리고 "천년의 그림여행(Stefano Zuffi, 스테파노 추피 지음, 예경)", "주제로 보는 명화의 세계(Alexander Sturgis 편집, Hollis Clayson 자문, 권영진 옮김, 마로니에북스)"에서 도움을 받아 정리한 것입니다. 더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찾아가 감상도 하시고, 관련 내용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에 대한 심취, 렘브란트의 자화상

   초상화의 역사에 있어서, 초기 화가들이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돌렸던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자신을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표현법들을 연구하는 것은 매우 편리한 이점들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화가들이 자신의 자화상을 그리는 이유는 그러한 편리함 이상입니다. 화가들의 "자기 과시"는 오랫동안 이어져온 중요한 충동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자화상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을 탐구하고, 그림에 대한 기량을 실험하며, 그렇게 탄생한 자신만의 화풍을 과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모델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으며, 모든 이점을 제공한다. 이 모델은 정확하고, 화가의 말을 잘 따르며,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위 말은, 19세기 프랑스의 화가, 앙리 팡댕 라투르(Henri Fantin Latour, 프랑스, 1836-1904)가 "
자화상"의 장점 에 대하여 설명한 글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화가들은 자신을 모델로 삼아 얼굴의 섬세한 표정이나 자세를 연구하였으며, 빛의 효과를 실험하였습니다. 이렇게 화가들은 자신의 초상화, 곧 자화상을 회화적 역량을 수련하는 수단으로 삼았던 것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도 자신을 모델로 한 자화상 그림과 실험적인 다양한 초상화들을 많은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더불어 그런 자화상 그림으로 자기 자신의 다양한 표정과 성격, 기품, 젊은 기질, 나이들면서 변하는 모습 등을 통하여 아주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화상(Self Portrait), 1659, Oil on canvas,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A  2008 Rembrandt

   특히 렘브란트는 자화상을 실질적으로 독립적인 하나의 미술 장르로 만들었습니다. 평생 동안 그가 그린 유화, 동판화, 드로잉 자화상 그림들이 현재까지도 무려 여든 점 가까이 전해지고 있는데, 평범한 얼굴은 한번도 그린 적이 없으며,
모두가 개성이 나타나 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옆 자화상은 독자(관객)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보기 드문 특징을 보입니다. 1659년인 렘브란트의 나이 54 때에 그린 이 그림 속의 인물은 독자들과 매우 가깝게 다가와 있는 것처럼 보이며, 무척 세심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나이든 얼굴을 묘사하여 보여줍니다.

   렘브란트는 이따금씩 짙은 적갈색의 밑칠 위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사용하여, 인물이 깊고 따듯한 색조의 바다에서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습니다. 또한 매우 자유롭고 강한 붓질로 물감을 덧칠하였습니다. 많은 그림에서 그런 붓질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기법으로 물감의 표면에 강한 에너지를 더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붓의 손잡이를 이용하는 기법을 통하여, 물감을 긁어내서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정확한 포착과 격정적인 붓질로 에너지를 부여한 작품

   누구에게나 개인적으로 특별히 더 좋아하거나 마음이 가는 그림, 또는 사진 작품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인데, 바로 이 렘브란트의 "명상 중인 철학자(Philosopher in Meditation)" 란 제목의 이 그림이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애착이 많이 가는 그림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분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던 렘브란트가 암스테르담에 정착한 이후, 명성을 얻게 되면서 경제력도 갖게 되었습니다. 사스키아 반 윌렌부르흐와 함께 한 결혼생활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기였습니다. 또한 1668년 사랑하는 아들 티토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드라마 같은 비극의 인생과 미술사를 마감합니다.

   오늘의 그림은 위 그의 자화상과는 달리, 그의 나이 27세가 되던 해, 곧 인생 역정의 비극을 경험하기 이전이자, 그의 작품활동 초창기인 1632년에 그린 그림입니다. 그러므로 금속에 반사된 빛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포착하던 젊은 시절의 격렬한 붓질과 그런 특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빛을 빨아들이는 렘브란트의 얇고 가벼운 붓질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위 그림을 보면, 한 철학자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방 안, 작은 책상 앞 창가에 두 손을 모은 채 다소곳하게 앉아 있습니다. 그 방 오른 쪽 아래에는 집사로 보이는 한 남자가 방 안의 온기를 모으기 위해 벽 난로에 장작불을 지피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무지개 모양(아치형)의 창문을 통해 왼 쪽 위에서 쏟아지는 황금빛 노란 불빛이 오른 쪽 아래에서 만들어지는 장작불빛과 하나의 길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종교적인 분위기와 이성적인 분위기를 화합시킨 작품

    이 두 불빛의 격렬한 색채가 잘 어울어져서 화폭 전체에 무척 따듯하고 조화로운 온기를 전해줍니다. 또한 무지개 모양의 창문과 더불어, 철학자의 뒷 편으로 보이는 벽장도 무지개 모양이어서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여기에 석양으로 보이는 붉은 햇살에 드러난 유선형 계단의 부드러운 곡선이 바다소라의 황금비율을 떠올리게 할 만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철학자의 모습을 표현한 위 그림은 감동적인 위엄성과 종교적인 숭고함, 그리고 인간이자 예술가로서 터득한 현명함이 강렬한 에너지와 함께 화폭 전체에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또한 유연하면서도 뚜렷한 화필을 통하여 철학자로서의 표정과 몸짓, 미묘한 감정, 그리고 따듯하면서도 이성적인 철학자의 방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한 붓질과 부드러운 색채를 통하여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위기를 조화롭게 화합하였습니다.

 "빛과 색채의 마술사"라는 평가와 그의 명성이 아깝지 않을 만큼, 그만의 독특한 화풍이 100 % 발산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빛과 색체, 그리고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주인공의 형상을 통하여 철학자의 고뇌와 현실의 삶까지도 상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위 그림을 마주하고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과 정신이 평온해집니다. 또한 그림에 압도되어 동화된 듯 묵상에 잠기게 되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종교적인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합니다. 다소 추워진 날씨에 성스럽기도 하고 마음 차분해지는 느낌의 위 배경화면 그림으로 마음에 따듯한 불을 지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지피운 따듯한 기운으로 오늘 하루를 준비하고 주변 이웃들에게도 그 기운을 퍼뜨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주대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지고 차분해질 것입니다.

   오늘 하루, 그리고 이 주말, 삶에 지친 분들은 맘껏 쉬시고,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삶의 여유와 새 기운을 받을 수 있길, 그래서 내일과 한 주를 새롭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준비된다면 더욱 좋을 듯 합니다. 이 밤 내내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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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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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인포 미술 전시정보 www.galleryinfo.co.kr Galleryinfo Blogger's Study명상에 잠긴 철학자 - 렘브란트(Rembrandt, 네덜란드, 1606-1669)초하 님 며칠에 걸쳐서 소담스런 함박눈과 촉촉한 가을비가 내렸습니다. 그 비님 덕분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면서 날도 화창하고 따듯해졌습니다. 단골 방문자들을 비롯하여 소리 없는 시선으로 응원도 보내주고 가시는 누리꾼들과 늘 안부 챙겨주시는 이웃지기님들 모두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