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사진의 차이점은 사실성과 객관성에 있습니다. 이는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진 동호인들이나 여행자들이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물론 문명의 발달에 따른 사진기의 객관적인 기록성과 그 편리함은 그런 여러 이유들 가운데 관객들을 애호가로 만드는 가장 큰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사진의 세계와 그 흐름을 꼼꼼히 살펴보다 보면, 흑백사진이 주는 사실성과 정밀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19세기의 그런 오래된 흑백 사진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처음 소개했던 1870년대 말레이시아 페낭의 거리풍경을 비롯하여, 1870년 경 중국의 마을 풍경, 그리고 1858-60년 경 인도의 건축물과 시장풍경까지, 매우 사실적인 사진들이었습니다.
그 작품들에 이어 오늘은, 오래 전부터 간직해 온 1880년 경, 버마(군부독재에 의해 개명된 "미얀마"로 국호 변경, 이하 버마로 통일)의 불교 모습과 건축 양식을 그대로 담고 있는 흑백사진 2 점을 소중하게 꺼내 소개,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버마의 옛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비폭력 민주화 운동 지도자이자, 버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Aung san)의 딸이며, 1991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아웅산 수지(Aung San Suu Kyi, အောင်ဆန်းစုကြည, 1945, 6, 19) 여사의 이름이 먼저 떠오릅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미얀마 군부에 의해 가택 연금된 상태여서 그녀가 환갑을 맞는 올 6월을 맞이하면, 버마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지 그 애닯음이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이 기회를 빌어, 아웅산 수지(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여사의 9년도 넘은 감금사태도 속히 해결될 수 있길 바라고 촉구합니다. 버마 전 국민과 양곤시민, 샨 족, 카렌 족, 아라칸 족, 몬 족, 카친 족, 카레니 족 등 여러 소수민족, 그리고 승려들의 민주화에 대한 절규가 속히 성취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 필립 아돌프 클리어(Philip Adolphe Klier, 1845-1911), 불교 수사와 도제(Buddhist Monk and Apprentice), 1880년 경, 버마(Burma, Myanmar), 알부민 인화(albumen print)
오늘의 두 사진은 19세기인 대략 1870년에서 1880년 경, 버마에서 찍은 작품들입니다. 1852년에서 1855년 사이에 "제 2차 영국과 버마 전쟁"이 끝난 후, 일부 지역이 영국에 합병된 당시 버마 불교 승려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무척 담백한 흑백의 느낌이 사제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948년에 독립한 아시아 남부의 버마 연방
1885년에 "제3차 영국과 버마 전쟁" 후에 나머지의 일부 버마가 영국에 합병되면서 이 때 국가적인 위기를 겪습니다. 당시 독립 제국이었던 버마는 1886년 대영 제국에 의해 합병되어 인도의 식민지가 됩니다. 1942년의 제 2차 세계 대전 중의 버마는 일본군에 점령되었다가 다시 해방되었는데, 이 때 많은 버마인들이 일본군에 학살당하였습니다.
1948년 1월 4일, 버마는 독립과 동시에 영국 연방에서 탈퇴를 선언하였으며, 최초의 총리는 우누가 민주주의적인 국회를 수립하였습니다. 그러나 1962년, 네윈 장군의 군사 쿠데타로 통치하게 되면서 군사독재가 시작되었고, "버마식 사회주의"라는 기치 아래 정책을 실시하였으나, 버마의 경제는 크게 악화되었으며, 많은 버마 사람들이 인근 국가로 이주하였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상황에 대한 민중시위(일명 "8888시위")는 계속되었습니다. 1988년 8월 8일, 이에 대한 군부의 진압이 시작되면서 1989년부터 지금까지, 9년도 넘게 "노벨 수상자를 구속 수감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오명을 안은 채,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버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왼쪽에 위치하고 있고, 북쪽은 고산지대가 펼쳐 있습니다. 원래 수도는 양곤(랑군)이었으나 2005년에 핀마나로 행정수도를 옮겼으며, 2006년에는 네피도로 수도를 이전하였습니다.
버마 연방(버마어:
)은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사회주의 국가이며, 68%의 버마족과 샨족, 꺼인족, 친족, 카친족, 몬족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 다민족 국가입니다. 언어는 버마어가 공용어이며, 소수민족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약간의 영어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박하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승려들의 모습
오늘의 이 두 작품은 사진 작가, 필립 아돌프 클리어(Philip Adolphe Klier, 1845-1911)가 대략, 1880 년 경에 버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다소 색바랜 사진이지만 오히려 소박한 정취를 자아내며, 인물을 제외면 주위 배경의 초점을 흐림으로써 인물을 돋보이도록 강조한 작품입니다.
본래 "불교 수사와 도제(Buddhist Monk and Apprentice)"란 제목이 붙어 있었습니다. 버마는 불교, 개신교, 이슬람교, 로마 카톨릭, 정령 신앙 등 다신교를 인정하는 국가이지만, 전 국민의 대다수인 89%가 불교 신자인 버마에서 승려들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승려들은 사회적으로도 영향력이 상당히 강력합니다.
그래서인지, 오른 편의 도제로 보이는 어린 소년의 표정과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더 당당해 보이며, 눈빛과 우산을 들고 있는 자태도 더 수사답게 보입니다. 왼 편의 수사가 두른 옷의 색깔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요즘 언론에서 비취는 모습과 비교해 유추해 볼 때, 진붉은 빛이거나 조금은 화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의상과, 사제가 신은 슬리퍼로 보이는 신발, 도제의 맨발, 그리고 소품인 우산도 이색적입니다. 한편 아름답기도 하고, 우리 승려들의 잿빛 의상이나 그 외 모습들과 비교할 때 다소 생소한 느낌이어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 중앙에 배치한 두 인물의 의상과 배경에서 매우 검소한 수도자의 정신과 의지를 읽을 수 있어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더불어 버마 국민들의 당당한 인격과 올곧은 신념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 필립 아돌프 클리어(Philip Adolphe Klier, 1845-1911), 자이르 공화국의 마하 로카 탑 (Maha Lawka Maya Zain Pagoda), 1870-80년 경, 버마 만델레이(Mandalay, Burma), 알부민 인화(albumen print)
이 작품 역시 위 사진작가, 클리어(Philip Adolphe Klier, 1845-1911)가 대략 1870-80년 경에 버마의 만델레이(Mandalay, Burma)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본래의 제목이 "자이르 공화국의 마하 로카탑(Maha Lawka Maya Zain Pagoda)으로, 정교한 탑의 모양과 그 실루엣이 참 아름답고 감탄을 금치 못할 만큼 예술적입니다. 그 당시 불교의 건축 양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색깔 있는 화려한 사진이 아니고, 흑백작품이기에 정교하고 섬세한 조각 기술이나 구도, 형상, 이미지, 그리고 그 느낌까지를 더 세세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시대를 뛰어 넘어 역사적인 가치를 되새겨 보게 합니다. 매우 정밀하고 정교하여 마치 작은 모형 건축품을 보는 듯, 당시에 실존하는 건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게 합니다.
흑백이 주는 담백함은 위 마하 로카탑이라는 건물의 세부적인 외형과 그 신비로운 자태에 담긴 의미까지 돋보이게 합니다. 수도자로 보이는 한 인물을 주 건축물과 비교하여, 중앙에서 약간 왼 쪽 앞으로 아주 작게 배치, 구성함으로써 이 건물의 웅장함과 신비로움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이로 인하여 당시 발전하였던 불교 문화의 강성함과 굳건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깃발이 꽂힌 가장 큰 탑을 정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지극히 안정적인 구도를 추구하였으며, 앉아서 수도하는 일반인으로 보이는 인물과 같은 각도와 시각으로 탑을 올려다 보며 찍음으로써 신성함이 더 돋보이게 만들었으며, 관객과 독자로 하여금 그 장엄함 속으로 불러들이는 작품입니다.
위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수도자의 초연한 의지와 굳건한 기상을 일깨웁니다. 흑백이어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의 흐름을 실감하기는 어렵지만, 정 중앙에 꽂힌 깃발 뒤로 멀어지는 하늘과 구름의 멀어지는 배경이 수도자의 끝없는 세월과 수도(修道)하는 모습을 연상하게 합니다.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마음 평안하게 합니다. 또한 버마로의 여행을 또다시 꿈꾸게 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로 그동안 자리를 비운 동안에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 동안에도 잊지 않고 찾아와 안부 전해주시고, 또 국제 미아가 되지 않도록 무사 귀환을 빌어주신 이웃지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또한 댓글에 대한 늦은 답글은 이제야 겨우 올려놓았습니다. 물론 저도 답방하여 일일이 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 외에도 응원 아끼지 않고 힘을 실어주고 용기 전해주고 가신 모든 방문자들께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합니다. 또한 부족한 글들을 기다려주시고 신속한 귀환을 빌어주셨던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 관심과 애정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아낌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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