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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까지 꽃 손님들이 찾아온 이번 주말은 이웃지기님들도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자연을 즐기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은 식목일이자 한식 절기여서 떠 따듯한 봄 나들이를 즐겼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완연한 봄 기운을 시샘하듯, 꽃샘 추위가 다녀간 뒤로, 고뿔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주 안부 전하지는 못해도 궁금한 분들이 참 많이 스쳐갑니다.

   출퇴근 길에 담장 너머로 반겨주는 노오란 개나리꽃이나 그 아래 수줍게 인사하는 진달래꽃을 만나는 것이, 요즈음 제 아침의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뼈만 앙상한 큰 키에 우아한 자태를 뽑내며 손 흔드는 순결한 백목련꽃을 감상하는 호사만으로도 행복한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수수께끼같은, 재미있는 그림

   그렇게 맞은 일요일 오후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그림 한 점을 소개하고 함께 감상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히에로니무스 보쉬(Hieronymus Bosch, 네덜란드, 1450-1516)의 이 작품은 서양 미술 전체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그 난해한 그림에 또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기도 하는 그림입니다. 한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며, 한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번 감상하고 난 뒤, 이 그림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해지는 마술같은 미술작품입니다. 오늘 보쉬의 약력과 그림, 그에 대한 소개는 "Art Renewal Center"와 "천년의 그림여행(Stefano Zuffi, 스테파노 추피 지음, 예경)", 그리고 "보쉬의 비밀(쾌락의 정원, Das Geheimnis des Hieronymus Bosch, 페터 뎀프 씀, 정지인 옮김, 2006, 생각의 나무)"에서 발췌하여 번역하고 종합, 정리한 것이므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보쉬의 본래 이름은 예로엠 안토니오스 반 아켄(Jerom van Aeken)이었으나, 그의 그림에 그의 고향인 "헤르토겐보쉬(Hertogenbosch)"란 이름으로 서명을 했기 때문에 네덜란드의 "히에로나무스 보스(Hieronymus bosch)"로 불리웠습니다. 어릴 적에는 알버트(Albert Ouwater)의 제자였으며, "15세기의 브뤠겔(Jan the Elder Brueghel, 네덜란드, 1568-1625)"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쿠르츠(Don Kurtz)가 제공한 보쉬의 초상그림

   이는 마치 마술과 같기도 하고 브뤠겔을 연상시키는 색다른 화풍을 창작하기 위해 헌신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후에 브뤠겔이 보쉬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폭이 넓은 그림을 그렸으며, 보쉬 역시 브뤠겔과 관련된 정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쉬는 이탈리아 북부로 여행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평화롭게 그의 고향에서 보냈습니다.

     세 폭 제단화 형식을 즐겨 사용한 보쉬

   그는 15세기의 가장 독창적이고 창의력이 풍부한 화가들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당대에는 가장 우수한 화가였습니다. 루카스 크라나치(Lucas Cranach, 독일, 북부 르네상스, 1472-1553)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스페인의 왕이었던 필립 2세(Philip II)가 종종 그의 궁전으로 불렀을 만큼 보쉬의 작품들은 스페인에서 특히 더 각광을 받았습니다.

   보쉬의 주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인 "최후의 심판(Last Judgment)"은 베를린 미술관(Berlin gallery)에 간직되어 있으며, 성숙기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3폭 짜리 제단화인 "유혹받는 성 안토니오(St Anthony triptych)"는 브루셀 박물관(Brussels museum)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뮌헨 미술관(Munich gallery)과 오늘 소개하는 그림처럼 스페인의 기념관에도 여러 작품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베를린에 있는 맆만 소장품(Lippmann collection)들 가운데에는 가장 중요한 "동방박사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와 앤트워프 박물관(Antwerp museum)에는 "패션(Passion)"란 제목의 작품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나폴리 박물관(Naples museum)에 실제 그의 화풍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세속적 쾌락의 정원, 3폭 제단화(Garden of Earthly Delights, panel of the triptych), Oil on panel, 1500,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위 작품들 밑의 정보에서 보시는 것처럼,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이 곳은 세계적인 미술관 가운데 하나입니다. 15세기 이후 스페인 왕실에서 수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3천 개 이상의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이 프라도 박물관은 단연 세계적인 수준의 규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에덴 동산과 속세, 지옥을 묘사한 보쉬의 세폭 패널그림

   그림과 조각을 위한 전용 박물관으로 설립된 이 프라다 미술관은 보쉬의 패널화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위에 감상하시는 것처럼 오늘의 그림 역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세 폭 제단화' 형식의 그림입니다. 또한 보쉬의 그림들 가운데 가장 불가사의하고 많은 것들을 환기시키며 다양하게 해석되는 작품으로, 일반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기어린 그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의 주제나 후원자에 관한 자료나 확실한 문서가 없기 때문에 비밀주의나 연금술 및 문학구절과의 연관성, 그리고 화가의 이교적인 천년왕국운동의 관련성 등 수많은 이론들이 제기되어 오고 있습니다. 이 세폭재단화의 제목이 되기도 하는, 아래 두번 째의 위 중앙 그림에는 독특한 크고 작은 도상 뿐만 아니라, 첫번 째 그림과 아래 그림의 측면에 있는 두 패널에도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세 편이 한 쌍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들은 거의 길이가 4m이고 높이가 2.2m에 달합니다. 먼저 중앙의 그림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하와(이브)가 창조된 지상낙원의 정원"임을 알 수 있으며, 그래서 "에덴 동산"이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태어난 이상 야릇하고 기괴한 생물들도 환영적인 행복을 인간과 함께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과 이 기괴한 생물들은 오른 편의 패널인 아래 그림처럼, 무시무시한 지옥 장면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신의 율법에 귀 기울이지 않고 구제될 수 없는 죄악에 빠진 인간은 규율에 따라 끔찍한 방법으로 징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가는, 특이하고 이상하게도 류트나 하프와 같은 악기들을 악마의 고문도구로 묘사하고 있어 무척 흥미롭습니다.


     세속적 쾌락의 정원, 왼쪽 패널(Garden of Earthly Delights, Left panel of the triptych), Oil on panel, 1500, Museo del Prado, Madrid, Spain(이 그림을 포함하여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작품들은, 저작권 시효기간이 말료되었으로, 원하시는 분들은 그의 모든 작품들을 별도의 허락 없이도 자유롭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 세속적 쾌락의 정원, 중앙 패널(Garden of Earthly Delights, central panel of the triptych), Oil on panel, 1500,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세밀한 소묘들의 집합을 보는 것 같아, 배경 그림이나 확대하여 큰 그림으로 감상하시면,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위와 아래의 각 세 그림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보쉬는 위 에덴동산을 상징하는 위 첫 그림에서 천국에 대한 성경의 이미지를 매혹적인 정원과 새로운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풍성한 과실나무가 있는 전통적인 에덴 동산과는 달리, 파스텔톤의 푸른 색채와 이상하고 만화적으로 생긴 바위 봉우리로 표현하였습니다. 그 아래 쪽으로는, 에덴을 그린 보쉬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창조, 원죄, 추방과 같은 관례적인 장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에덴 동산과 죄악, 육욕이 혼재하는 속세의 정원

   대신에 하와의 창조와 다정하고 행복한 모습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장면을 통하여 "육욕"이라는 도덕적 주제를 이해하는 열쇠를 던져줍니다. 또한 세 인물의 아래 쪽으로는 검은 물이 고인 작은 연못에 검고 기괴한 생물들이 보이는데, "죽은 물고기"는 죄를 암시하며, 그 안에 책을 읽고 있는 "코가 긴 인물"은 악마의 의인화된 표현으로, 다소 어렵지만 재미있는 설정을 보여줍니다.

   중앙 패널인 두번 째 그림에서 맨 위 왼 쪽을 보면, 왼 쪽 패널과 비슷한 자연배경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보쉬는 이 중앙그림을 통하여 육욕이 여성의 창조에서 기인했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아름답고 매혹적인 정원의 중앙에 있는 둥근 연못은 젊음의 샘을 의미하는데, 상상의 동물을 탄 벌거벗은 인물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중앙 그림을 전체적으로 보면, 동물들이 가득한데, 일부는 천국과 지옥 모두에도 등장합니다. 코끼리나 기린처럼 이국적인 세계를 환기시키는 짐승들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평범한 동물들과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의 상상력이 낳은 진귀하고 환상적인 동물들과 괴물 같은 혼종들이 뒤섞여 있는데, 보쉬의 그림세계에서 악은 모든 존재의 측면에 함께 숨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위 그림에서 관찰되는 것처럼, 등장인물들 가운데에는 흑인 남성과 여성도 보이는데, 연금술에서 검색은 물질의 본래 상태를 나타내며, 그림 전체에 등장하는 딸기과일은 세속적인 것들에 대한 탐욕을 의미하거나 육욕의 또다른 상징입니다. 왼쪽 아래에 보면, 이국적인 식물에서 자라난 둥글고 투명한 방울 안에서 연인들이 육욕의 죄를 범하고 있는데, 유리와 같이 쉽게 깨지는 행복을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 세속적 쾌락의 정원, 오른쪽 패널(Garden of Earthly Delights, Right panel of the triptych), Oil on panel, 1500,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 세속적 쾌락의 정원, 오른쪽 패널 세부그림(Garden of Earthly Delights, Right panel of the triptych, detail), Oil on panel, 1500, Museo del Prado, Madrid, Spain


   바로 위 두 그림 가운데 지옥을 상징하는 맨 위 첫 그림에서 보면, 윗 쪽 하늘의 어두운 배경은 왼 쪽과 중앙에서 보여주는 다른 두 그림의 맑은 하늘과는 무척 대조적입니다. 대체로 어두운 하늘에 소멸하지 않는 푸르른 불빛이 작열하고 있는데, 어슴푸레하게 무시무시한 지옥을 비추고 있습니다.

     쾌락에 대한 육욕과 식욕, 허영을 상징하는 지옥의 세계

   보쉬는 지옥의 중앙에 보면, 그 뿌리로 보이는 팔이 두 척의 배에 고정된 나무(? 남자)의 모습을 한, "이상한 몸의 자화상"을 그려넣었습니다. 속이 텅 빈 그의 몸 안에는 "악마가 잠깐 쉬기 위해" 자주 들리는 지옥의 "선술집"이 보이며, 악과 육욕의 상징인 흰 파이프가 달린 회전대를 머리에 이고 있습니다.

   그 왼 편으로 화살에 찔리고 칼에 잘린 거대한 "두 개의 귀"가 있습니다. 신빈성 있는 연구자의 해석 따르면, 신약 성경에 나오는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라는 말씀에 기초하여 해석하고 있는데, 이 기묘한 지옥의 물건은 귀가 어두운 인간들을 상징합니다.

   그 아래 오른 쪽으로, 탐욕스러운 식욕을 상징하는 냄비나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새 모양의 머리를 하고 있는 어두운 악마"가 등장하는데, 이는 악의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는 저주받은 자들을 집어삼킨 다음, 이들을 구덩이에 배설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탐욕스러운 인간은 그 구멍에 금화를 토해내도록 선고받은 반면, 죄인은 폭식에 대한 징벌인 구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벌거벗은 한 여인"이 사탄이 옥죄고 있는 발치에서 가만히 누워 있고 그녀의 가슴에는 두꺼비가 있습니다. 그녀는 악마 뒤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도록 선고 받았는데, 이는 허영에 대한 징벌을 상징합니다.


   위와 같이 오늘 함께 한 재밌고 즐거운 그림 소개를 마칩니다. 이런 진기하고 희한한 그림을 만나는 것은 예상 못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처음 볼 때는 숨은 그림 찾기 같기도 하고, 수수께끼 같기도 했는데, 다소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했던, 마치 동화 한 편같은 그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 감상하고 나니, 어릴 적 만화의 세계로 되돌아 간 듯, 순수해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상징성이 깊이 부여되어 있고, 이런 상징적인 표현 기법이 현대의 표현주의에 견줄만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무려 르네상스 시대라는 500년 전의 그림이지만 현대의 상징주의나 표현주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냥 한번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이런 그림들을 앞으로도 찾아 소개할 계획입니다. 또한 오늘 소개한 보쉬의 상징적인 또 다른 그림들도 나누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십자가를 지고가는 그리스도(Christ Carrying the Cross, 1480)"나 "가시 면류관으로 조롱받는 그리스도(Christ Mocked (Crowning with Thorns), 1495-1500)", "동방박사들의 경배(Adoration of the Magi, 1510)", "최후의 심판(Last Judgment)"과 같은 성경에 근거한 그림들과 "건초용 마차 3부작(Triptych of Haywain)" 등 그의 다양한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기대바랍니다.
 
   부담없이  함께 보시고, 잠시라도 즐거운 시간 되었기를 바랍니다. 아쉬운 주말 잘 마무리하시고, 신나는 월요일, 행복한 한 주 맞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소생하는 만물처럼 좋은 일만 만나지는 4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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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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