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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前) 대통령63세의 나이로 그 역경의 뒤안길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애석하고 비통한 일"이라며 충격을 토로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은 심정"이라며 애석해 했습니다. 시민들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며, 저 역시 안타깝고 기가 막혀 말이 다 안 나올 지경입니다.

   그 상황을 다시 돌이켜보고 오늘 이 슬픔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려고 합니다. 2009년 5월 23일(토), 5시 45분 경에 경호원 1명과 함께 봉하마을, 뒷 산으로 산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등산 도중인 오전 6시 40분 즈음, 30m 높이의 부엉이 바위에서 벼랑 아래로 뛰어 내렸다고 합니다.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겼으나, 9시 30분경, 양산 부산대 병원은 공식 사망을 선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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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버스에 둘러싸인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분향소 전경


   직접 사인은 "머리 손상"이라고 하는데, "두개골 골절과 머리 외상"으로 확인되었고, 신체 곳곳에서 '다발성 골절'을 확인했다는 부산대 병원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정부도 장례 절차를 유족들과 상의 중이라는 발표가 났고, 현재 노 전(前) 대통령의 시신이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출발해, 김해 봉하마을회관으로 운구되어 분향소가 차려졌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산하기 20분 전, 그러니까 오늘 오전 5시 20분 경에, 노 전 대통령이 산행을 가기 전에 컴퓨터에 남긴 유서의 내용들입니다. 그 내용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착잡한 심정이었는지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대로 옮긴 내용을 살펴봅니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을 고통이 너무 크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그동안 왜 개인홈페이지에 글도 올리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글입니다. 수사의 압박과 혐의를 견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심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인간으로서 참 안타까운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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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수 목판 엽서 그림, 당신을 보냅니다, 2009  ⓒ 2009 이철수


   퇴임 후에도 환경 운동에 관심을 보였고, 현 정치를 논평하면서 적극적인 참여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런 정치적인 모습이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과 정치권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3번째로 검찰 수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았고, 형 노건평도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박연차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인까지 조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심지어 딸까지도 조사 대상에 떠오르던 중이었습니다.

   "도덕성"을 그의 일생의 최고의 덕목으로 지켜왔던 그의 정치적인 마지막 자존심이 그런 검찰의 압박과 국민들의 근심을 견딜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의 작은 양심이 이 모든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 국민으로서 이런 결과는 참 안타깝고 서글픕니다.

   또한 아래에 보시는 것과 같이, 자신의 죽음 후에 있을 가족들의 마음과 사후 대책까지도 염려하는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한 인간의 나약하고 애처로운 모습과 가족들을 생각하는 가족애, 그리고 측근들의 앞 날을 생각하는 마지막 배려도 공감이 갑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안해 하자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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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목판 그림, 작은 불꽃  ⓒ 2009 이철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문재인 대통령 전(前) 비서실장도 "현 검찰의 수사 실태를 비판"했으며, 그 책임론을 주장했습니다. 또 일부 보수 언론들은 그의 서거를 비판하며 원인과 책임을 당사자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칭 보수들, 축하합니다"라며 비꼬기도 하고, "너희들이 죽였다"며 맞서 비방하기도 합니다.

   가슴 아픈 현실과 믿을 수 없는 주검 때문에 이런 심경을 토로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국민으로서 이해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양측을 바라보는 한 블로거의 입장에서는 더 가슴이 아리고 아파온다는 사실도 배려해주시길 바랍니다. 그의 주검 전에도 지켜보며 안타까웠는데, 그 후에도 또 이런 똑같은 양측의 모습이 더 불쾌해진다는 사실도 인지해주길 바랍니다.

   한층 더 성숙한 미디어로서의 글을 그리며

   그러므로, 과연 서거한 그 안타까운 주검이 이런 양쪽의 모습을 좋아할 지, 그가 어쩔 수 없는 죽음을 선택하며 과연 이런 모습을 원했을 지, 한번 만 더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번만 더 생각해본 뒤에 그 심경을 글로 올려 토로해주고, 이웃 블로거들과 같이 그 공감을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글은 주제 넘게 누구를 비판하거나 똑같이 비방하고자 함은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이는, 하나의 미디어인 블로그(blog)를 사랑하는 한 누리꾼으로서, 블로그에 올려지는 글들 만큼은, 기존 언론들과는 다른 모습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된 작은 소리일 뿐임을 밝혀 둡니다.

   이런 노무현 전(前) 대통령의 서거를 맞이하며, 우리도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또한 '정치권도 환골탈태'하고 화합하며 국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절호의 기회로 삼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치 관련 블로그 세계도 '일신 우일신'하며 성숙된 모습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이 앞서는 글보다는 여론의 소리와 주검이 된 당사자의 마음을 읽고 어떤 목소리가 먼저인지를 대변하는 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누리꾼으로서, 그런 생각들을 읽고 싶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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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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