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한글의 역사적인 행보와 축하할 만한 소식을 뉴스로 들으면서 그냥 무의미하게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역사적인 순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축하하며, 그 의미를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소소하게라도 이 소중한 '한글의 수촐 소식'을 함께 기념하고자 합니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찌아찌아족의 공식문자가 된 '한글'
우선 그들의 문자로 한글의 음가를 쓰기로 결정한 그 부족들이 사는 '인도네시아 공화국(Republik Indonesia)'은 동남아시아에 있는 세계 최대의 섬 나라입니다. 섬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2만 개, 정확하게 말해서 18,10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000개의 섬에만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이슬람교 신도가 인구의 약 90%를 차지하며, 이슬람 국가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로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4위로 많은 인구를 자랑합니다.
인도네시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1602년부터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날때까지 300여 년동안을 네덜란드로부터 지배받았으며, 2차대전 기간 동안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다시 네덜란드의 점령 시도가 있었으나, 국제연합의 중재로 1949년 네덜란드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는 1945년을 독립한 해로 여기며 독립 기념일을 8월 17일로 지정하였지만 네덜란드는 1949년을 독립한 해로 여기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수도는 '자카르다(Jakarta)'로 인도네시아 최대의 도시입니다. 공용어는 인도네시아어이며, 국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회화체 언어로 서로 다른 583개 이상의 방언이 공존하며 각 지역의 일상생활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어는 말레이어의 한 변종어로, 1928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할 때 청년단체가 말레이어를 약간 개정하여 인도네시아어로 재정한 것입니다. 지방어에는 자와어, 순다어, 마두라어, 발리어, 람풍어, 바탁어, 아체어, 이반어, 다약어, 마카사르어, 부기스어, 머나도어, 한글 등이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인도차이나에서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이어지고 인도양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열도인 말레이 열도에 속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섬은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제일 높으며, 인도네시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자와 섬(Pulau Jawa, 플라우 자와, 자바섬, 세계 13번째 크기의 섬)과 수마트라 섬(Pulau Sumatra, 세계 6번째 큰 섬)이 있습니다.
또한 보르네오 섬(Pulau Borneo, 세계 3번째로 큰 섬)과 파푸아 뉴기니섬(New Guinea, 세계 2번째로 큰 섬), 그리고 술라웨시 섬(Sulawesi, 세계 11번째로 큰 섬)을 들 수 있는데, 부톤(Buton)섬은 이 술라웨시 섬의 남동쪽에 위치해 있는 우림지역입니다. 이 술라웨시주(州) 부톤섬의 인구는 50만여명이며, 지난 달 7월 21일부터 이 주의 가장 큰 도시인 바우바우(Bau-bau)시(市)에서 찌아찌아 말의 음가를 바로 우리의 '한글'로 문자로 표시한 교과서들이 한글교육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부톤섬, 찌아찌아족(族) 소라올리오 지구의 초등학생 40여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 말(언어)을 한글로 표기한 교과서를 나눠주고 주 4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즉 이 찌아찌아족은 고유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말만 있을 뿐, 지금까지는 말을 담는 그릇, 즉 표음된 문자가 없어서 교육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2004년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100년 안에 인류의 고유 언어 90%가 새로운 통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이 부톤섬의 찌아찌아족에게도 TV 뿐만 아니라 분명 컴퓨터를 포함한 새로운 디지털 기기들이 전파될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들이 이 문명의 이기들을 활용하기 위해 영어나 다른 문자를 사용하다 보면, 결국 민족의 고유 언어(말)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 의식을 미리 예견하고 대책을 마련했던 것입니다.
고유 민족의 자긍심이 유난히 강했던 이 찌아찌아족의 시장((市長)이 그런 제안을 먼저 했고, 우리 훈민정음 학회가 현지에 찾아가 설득한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습니다. 지난 해 2008년 7월, 바우바우시와 훈민정음학회 양측이 한글 보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학회가 이들을 위한 교과서를 제작, 보급함으로써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입니다.
'바하사 찌아찌아(찌아찌아 언어)'란 뜻의 위 국어책 안에는 찌아찌아족의 언어와 문화, 부톤섬의 역사와 사회, 지역 전통 설화 등과 함께 한국의 전래동화인 '토끼전'이 찌아찌아 말과 한글 음가로 표기,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 시민들 앞에서 읽어주자 웃으며 공감하는 모습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으며 참 정감어린 풍경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곳으로 여행을 간다면 좋을 것 같고, 친근한 언어에 더 즐겁고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곳에 정착해 살면서 여행 안내를 업으로 하는 이민자들도 적지 않은데, 혹시라도 관심이 있거나 여행을 위해 이 찌아찌아어를 배우고자 한다면, 영어보다는 훨씬 쉬울 것 같습니다. 상상만해도 참 즐거운 문화 교류가 이루어진 셈입니다.
이 찌아찌아 언어는, 우리가 쓰는 방식 그대로의 자음과 모음으로 표기돼 있으며, 한국에서는 사라진 ‘비읍 순경음(ㅸ)’을 쓰는 점이 독특합니다. 교과서 편찬을 주도했던 서울대 언어학과 이호영교수는, 오는 9월, 소라올리오 지구에 `한국센터' 건물을 착공함으로써, 한글ㆍ한국어 교사를 양성하고 한글 교육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지역 표지판에 로마자와 함께 한글을 병기하며, 한글로 역사서와 민담집 등을 출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글의 세계화, 세종대왕의 창제 이념이 전파, 발전되길 기원하며
이와 더불어 바우바우시는, 현재 인근 제6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 140여명에게 매주 8시간씩 한국어 초급 교재를 사용하여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는 한류 열풍을 타고 찌아찌아 민족의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교육이며, 더불어 다양한 문화까지 큰 홍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 찌아찌아족의 한글화 첫걸음이 성공적으로 전파되어서, 세계 속 '한글을 사용하는 섬'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반도 속의 '민족 문자'라는 한계를 넘어서서 가장 독창적이고 우수한 한글 문자라는 명성을 드높이고 인정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이 한글의 세계화에 주춧돌이 되고 더불어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들도 함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한글 학계에서는 중국의 헤이룽장(黑龍江) 지역의 오로첸족(族)과 태국 치앙마이의 라오족, 그리고 네팔 오지의 소수민족 체팡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고 시도하다 중앙 정부와 현지 지도층의 협조 부족으로 성공하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으므로,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일입니다. 아직 시작 단계이므로 5년 정도는 더 지켜보아야 정착과 활용면까지 확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자 없는 소수 민족어를 표기하기 위한 공식문자로서, 한글이 영어나 다른 어떤 언어보다 기능적으로 우수하다는 사실이 계속 입증되어지길 바랍니다.
특히 IT시대에 자음과 모음의 간단한 조합만으로 영어보다 쉽고 빠르게 통신할 수 있는 한글의 장점이, '한글의 세계화'와 그 가속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고유 문자로는 휴대전화나 컴퓨터 자판 입력과 변환이 느려 알파벳을 응용하는 중국어나 일본어를 써 보면 그 불편을 실감할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첨단 언어로서의 한글의 우수성이 IT 강국으로의 도약에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또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이에 더하여 한글의 보급과 전파가 세계 곳곳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의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며. 이는 곧 국제협력과 유대의 기초가 되어 세계 평화와 협력의 선구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더 크게 장기적으로 본다면, 경제, 사회, 문화적인 다방면의 손쉬운 교류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로써 한글의 세계화 현장과 그 의미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州) 부톤섬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밤입니다. 인도네시아 그 부톤섬의 바우바우시로의 여행과 산책을 꿈꾸는 밤입니다. 그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 민족과의 만남을 꿈꾸며 잠들게 만드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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