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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은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에도, 혹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기억이 떠오릅니까? 가슴에는 손수건을 단 채, 교과서 몇 권을 담은 책가방을 메고 이슬 맺힌 논 길을 지나 머나먼 학교에까지 여행하듯, 걸어 다녀야만 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충남 부여에 위치한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기 때문입니다. 동네 어르신들 거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가는 길도 한사람 밖에 지나다닐 수 없는 좁디 좁은 논뚝길을 따라 걸어야만 했습니다.

     책가방 메고 등교하던 어린 시절의 기억, 시 한 편

   여름방학이 끝나고 추수하기 전까지인 딱 이맘때 즈음의 등교길 풍경은 이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은 논길이었으므로, 아침 등굣길은 위아래 옷을 다 젖으면 학교에 도착하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5-6명이 함께 가는 길에도 나란히 줄을 서서 걸어야만 학교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떼를 썼던 기억도 납니다. 생전 처음 메는 얼룩덜룩한 가방이 신기하고 좋았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심지어 친구들 가운데에는 보자기에 책과 도시락을 싸가지고 한쪽 어깨에 대각선으로 묶어 메고 다니던 친구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참 철없던 시절...


  레오 까이유(Leon Caille, 프랑스 고전주의 화가, 1836-1907), 책읽는 연습(The Reading Lesson), Oil on canvas, Private collecion ⓒ 2009 Caile


   그 시절을 떠올리고 추억에 잠기게 만든, 시 한편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래 시는 지난 1998년부터 "
GYUHANG.NET"이란 이름의 누리집(블로그)을 알뜰히 꾸려오고 있는 김규항님의 글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2005년 11월 12일, 토요일에 올라와 있던 멋진 글이며, 다소 철학적이어서 더 놀라게 만든 시입니다.


      <  내 무거운 책가방  > -- 김 대영(초등학교 5학년)

        내 몸집보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나는 오늘도 학교에 간다.
        성한 다리를 절룩거리며,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아주 공갈 사회책
        따지기만 하는 산수책
        외우기만 하는 자연책
        부를 게 없는 음악책
        꿈이 없는 국어책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잘 부러지는 연필 토막
        검사받다 벌이나 서는 일기장, 숙제장
        검사받다 벌이나 서는 혼식 점심 밥통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무겁니?
        얼마나 더 많이 책가방이 무거워져야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집어넣어야
        나는 어른이 되나, 나는 어른이 되나?


   1975년인 당시, 김대영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쓴 시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것 같아서 옮겼으며, 그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1975년에 12살이었으면, 김대영 어린이는 현재 46살의 건강한 어른이 되어 있겠지요. 아마도...

   이미 30여년 전, 그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학생의 시라고 하기에는, 담고 있는 말투나 생각하는 내용이 어른스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의 어린 시절을 더듬어보고 추억하게 만드는 글이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저만하던 초등학교 때, 이런 생각을 했었던가 되돌아 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학교 다닐 때, 최소한 개인 사물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가방은 매일 무겁게만 느껴졌습니다. 학교에 식당도 물론 없었으며, 배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야간 자습이라도 있어서, 저녁 도시락까지 두개씩 싸가야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완전군장이라도 한 것처럼 어깨를 짖눌렀습니다.


   레오 까이유(Leon Caille, 프랑스 고전주의 화가, 1836-1907), 훈계(The Lesson), Oil on panel, 1887, Private collecion ⓒ 2009 Caille


   윗 글이 소개된 이 누리집에 들르시면 "광주의 정신, 민주주의의 정신"과 "자본주의와 기독교", "고래가 뭐라고 했을까"를 비롯하여 그가 권하는 글과 재미있고도 다양한 글들을 살펴 보고 읽을 수 있습니다.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도 많으며, 가벼운 글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도 아직 다는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딸과 나누는 대화나 주변의 소소한 일상과 사진들도 많이 담고 있어 가볍고 재미있게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회되시거든 꼭 방문해 살펴보길 바랍니다.


   이제는 따듯한 것이 더 그리워지는 것을 보면, 가을이 더 가깝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기온에 한낮의 기온차가 심하니, 이 곳
'초하뮤지엄.넷'을 드나드시는 분들 모두 고뿔 조심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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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하(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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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나의 네델란드이야기 2009/10/28 03:01  삭제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책가방 없어도 공부하는 네덜란드 초등학교 살고있는 네덜란드 초등학교 학생들은 책가방을 모르고 생활한다. 이 책가방의 의미조차도 모르고 지내는것 같다. 이 말은 아이들이 학교를 갈때 무거운 책가방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체육시간에 필요한 운동복, 미술시간을 위한 색종이, 색연필등과 빵이 든 도시락이 아이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