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늘은 봄 소식을 앞당겨 느껴보려고 합니다. 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시인 김소월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약력은 한국브리태니커사전과 위키백과, '시비로 만나는 아름다운 시(이정란 글, 2005, 예문당)' '한국현대문학사(조연현, 성문각)', '한국 현대시의 전개양상 연구(명지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79)', 그리고 '한국문학사(김윤식, 김현, 민음사)'를 참고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감상에 참조하고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민족 고유의 정서에 기반을 둔 시를 쓴 민족 시인이요, 민요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김소월(金素月, 1902년 8월 6일-1934년 12월 24일)의 본명은 정식(廷湜)이며, 본관은 공주입니다.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 정주에서, 아버지 김성도(金性燾)와 어머니 장경숙(張景淑)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한국 최고의 민요 시인이요, 국민 시인으로 평가받는 '김소월'
1904년 처가로 가던 부친 김성도는 정주군과 곽산군을 잇는 철도 공사장의 일본인 목도꾼들에게 폭행을 당한 후 정신 이상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김소월은 광산을 경영하는 할아버지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이 무렵, 숙모 계희영의 영향을 받아 김소월은 이야기의 재미를 깨우치기 시작합니다.
남산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915년 오산학교에서 조만식과 평생 문학의 스승이 될 김억(金億, 평북 곽산, 친일 시 발표, 1896-?)을 만났습니다. 김억의 격려를 받아 1920년 동인지 '창조' 5호에 처음으로 시를 발표했습니다. 오산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했으며, 1925년에는 생전에 낸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1916년 오산학교 재학 시절 고향 구성군 평지면의 홍단실(풍산홍씨, 홍명희의 딸)과 결혼했습니다. 3·1 운동 이후 오산학교가 문을 닫자 배재고보 5학년에 편입해서 졸업했습니다. 1923년에는 도쿄상업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같은 해 9월에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중퇴하고 귀국합니다. 이 무렵 서울 청담동에서 나도향과 만나 친구가 되었고 '영대' 동인으로 활동합니다.
김소월은 고향으로 돌아간 후 할아버지가 경영하던 광산일을 도왔으나 일이 실패하자 처가인 구성군으로 이사합니다. 구성군 남시에서 개설한 동아일보 지국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극도의 빈곤에 시달립니다. 본래 예민한 성격의 소월은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술로 세월을 보냈으며, 친척들로부터도 천시를 당합니다. 그러던 1934년 12월 24일 곽산에서 아편을 먹고 음독자살한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사후 43년 만인 1977년 그의 시작 노트가 발견되었는데, 여기에 실린 시들 중에 스승 김억의 시로 이미 발표된 것들이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김억이 제자의 시를 자신의 시로 둔갑시켜 발표했음이 뒤늦게 밝혀진 것입니다. 1981년 금관 문화훈장이 추서되었으며, 1968년 한국일보사에서 '한국신시 60주년'을 기념하는, 서울 남산 도서관 뒤편 양지바른 풀밭에 그를 기리는 시비가 서 있습니다.
깨끗하고 단정하게 잘 관리되고 있어 보기에도 무척 좋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시비로 손꼽힐 정도이며, 그 시비에 오늘 소개할 '산유화'가 세월을 곱게 머금고 세겨져 있습니다. 초기에는 민요조의 여성적이고 서정적인 목소리의 시작활동을 많이 하였으나, 후기작,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더면' 등에서는 민족적 현실의 각성을 통한 남성적이며 참여적인 목소리로 기울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문학 평론가, 조연현(趙演鉉, 경남 함안, 1920-1981)은 "김소월의 시는 그 어느 것을 막론하고 향토적인 체취가 강하게 풍기고 있다"면서 "한 마디로 전통적인 시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병춘은 "우리 민족의 문학적 생리에 배겨 있는 민중적, 민요적 리듬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시인"이라고 , 또한 불문학자이자 평론가인 김현(본명 金光南, 경남 진도, 1942-1990)은 김소월의 시가 "전래의 정한(恨)의 세계를 새로운 리듬으로 표현해 낸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민요에 속한다."고 평가합니다.
그럼 이제 소월의 시 '산유화' 한 편을 감상하겠습니다. 민족의 정서를 잘 포착해냈던 그의 시를 통해 봄 기운을 불러보고, 올 2010년의 이른 봄을 먼저 미리 맛보시길 바랍니다. 잠시 숨 고르며 여유를 누리시길 바랍니다.
< 산 유 화 >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이처럼 3음보의 율격으로 전통적인 서정을 노래하여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입니다. 마치 노래 한 곡을 부른 것같은 운율이 살아 있는 위 시를 읽고 나니, 오히려 봄이 더 성큼 다가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곧 꽃 피고 지는 봄이 오겠지요. 따듯한 날, 따듯한 세상이 오길 바라는 소월의 마음과 민족의 동심, 그리고 우리 민족 고유의 한(恨)이 함께 느껴집니다. 독자로 하여금 산수유 꽃 핀 산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방망이질합니다.
'진달래 꽃'의 시인으로 더 잘 알려진 소월의 위 '산유화' 시도 곱고 고운 우리 산야의 정취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며 우는 작은 새들의 재잘거림도 들리는 듯하고, 그 산에서 함께 살고픈 생각도 듭니다.
이로써 김소월의 '산유화'를 통하여 봄기운을 받아본 시 한 편을 마무리합니다. 이제 곧 개울의 얼음을 녹이고 가지 끝에 달린 봉오리들을 틔웠다는 봄 소식이 기다려집니다. 우리 산야의 맑고 고운 봄 꽃들이 그립습니다! 이 봄 기운처럼, 우리 '제6차 동시나눔'의 즐거움도 번져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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