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제 주위엔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그들은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요"라는 한결같은 말을 합니다. 저도 우리말을 알면 알수록, 우리글을 써보면 써볼수록, 또 이렇게 블로그를 관리하여 글을 올릴수록, 글쓰는 일이 더 어렵고 간단하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한글, 우리말과 언어를 바로 알고 정리하는 즐거움

   그러나 이렇게 우리말을 바로 알고 새롭게 정리해보는 일에는 분명 크고 남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With Hangeul"이라는 게시 목록을 통하여 우리말과 글에 대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무한한 이야기들을 어떤 제한도 없이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뿌리(어원)"에 관한 말들을 비롯하여 "맞춤법", "관련말", "고운말", "바로쓸 우리말" 등 그동안 정리해 두었던 다양한 내용들을 올려 나눌 것입니다. 오늘 글은  [우리말뿌리]라는 소제목으로 다시 분류하여 관련 글들을 연속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이처럼, 우리 말에 대한 근원이나 쉽게 틀리기 쉬운 말 등 한글과 관련하여 언어에 깃들어 있는 정신과 문화까지 찾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말들을 살피다 보면 선조들의 삶과 우리의 역사도 함께 엿볼 수 있어 특히 더 재미가 있고 언어에 숨어있는 그 깊이와 맛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철수 목판그림, 백성의 소리, 하늘의 소리, 1992, www.mokpan.com



   무슨 거창한 "한글 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자주 쓰는 우리말을 바로 알고 사용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그냥 부담없이 한번 씩 주-욱 읽어보면서 잘못 알고 있거나 착각하고 있는 내용들을 점검하고 정리하는 즐거운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 함께 나눌 뿌리에 관한 첫번 째 낱말은 "총각"입니다. 제 방을 찾아주시고 이 글을 살펴보는 분들 가운데에도 총각이 많을 줄 압니다. 바로 그 "총각"의 뿌리를 따라가 봅니다.


   아래에 정리한 내용은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고 있는 <쉼표, 마침표.>라는 우리말 소식지에서 실렸던 것입니다. 이는 홍윤표(연세대학교 교수)가 쓴 글을 제가 다시 발췌하여 요약하고 마무리하였습니다.

   "총각하다", "총하다"라는 말로도 활용되는 '총각'이라는 단어, 알고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부담없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철수 목판그림, 소년, 1992, www.mokpan.com



  ‘총각’이란 낱말은, 본래 '상투를 틀지 않은 남자(男子)'란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성년 남자’를 이르는 말입니다. ‘총각’은 한자로는 ‘거느릴 총(總)’, ‘뿔 각(角)’을 써서 ‘總角’으로 적습니다.

     총각, 머리를 땋아서 두 뿔 모양으로 묶는 일

   이 말은 15세기 문헌에서는 ‘머리를 땋아서 묶는 일’이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동사인 ‘총각하다’도 쓰였는데, ‘(성인이 되기 전에) 머리를 땋아 두 뿔 모양으로 묶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총각’의 이러한 의미는 문헌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總)하다’는 <소학언해>에서 ‘비단을 찢어서 상투 밑을 매고 남는 것은 뒤에 드리우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고, ‘角’은 <사성통해>에서 ‘상투’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자전>에서는 ‘총각’을 ‘쌍상투’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상투는 성인 남자가 머리털을 끌어올려서 정수리 위에 틀어 감아 삐죽하게 맨 것을 말합니다. 대개 망건을 쓰고 동곳을 곶아 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 26대 고종 32(1895년)년 11월에 단발령이 발표되었고, 이에 상투를 깎게 되면서 없어진 문화입니다. 현대에 와서 또 다르게 쓰이는 상투는 최고로 오른 주식 시세를 속되게 이르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철수 목판그림, 소녀, 1992, www.mokpan.com



   이처럼 15세기의 ‘총각’은 머리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총각’이 오늘날과 같은 ‘결혼(結婚)하지 않은 성년 남자(男子)’, ‘혼인 전의 남자’를 뜻하게 된 실례는, 아래와 같이 19세기 말의 문헌에서 처음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총각 總角 총각아 總角兒 [한불자전(1880년)]
      (2) 총각(總角, 成童) 노총각(老總角) [국한회어(1895년)]
      (3) 나탁  즉시 갑쥬를 졍졔고 슈렴동으로 즛쳐오니 가장 용총각이오[셔유긔(19세기)]

     총각, 결혼 전의 성년 남자

   국어사전에는 1920년에 간행된 <조선어사전>과, 문세영의 <조선어사전>(1938년)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즉 ‘관례를 행하지 못하고 머리털을 땋아 늘인 남자’로 뜻풀이되어 있습니다.
 
   이 '총각'이라는 말은 현대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혼인(婚姻)할 나이가 훨씬 지난 총각(總角)을 가리키는 '노총각(老總角)', '‘떠꺼머리총각’, '엄지락총각(떠꺼머리총각의 북한말)' 등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한편 ‘총각김치’는 ‘굵기가 손가락만한, 또는 그보다 조금 큰 무를 무청째로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담근 김치’를 뜻합니다. 이 때의 ‘총각김치’라는 이름도 쌍상투를 연상할 수 있는 모양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가운데에도 머리를 땋아서 두 갈래로 묶은 분이나(총각), 상투를 틀고 있는 분(결혼한 남자)이 계실까요? ^!^  궁금합니다...!!
 

정보공개, 사용조건 : 저작관련 표식 없는 펌은 불법이며, 제발 삼가해주세요!
Creative Commons License

'Education & Religion > With Hangeu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말뿌리 1] "총각"의 뿌리(어원)  (22) 2008/06/03
Posted by 초하(初夏)

트랙백 주소 :: http://chohamuseum.net/trackback/6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우리말공부는 늘..해도 해도 끝없네요 ㅋ

    • 핑키님 다녀가셨네요.
      다 알고 있고 잘 알고 있다고 늘 생각해서 그런지 헷갈리는 우리말들을 만나면 더 당황스럽고 어렵게 생각되는 것 같아요.
      잘 지내시죠?

  2. 총각김치는 아줌씨들이 좋아해서(?) 그 어원을 유추했었는데 그런 뜻이 있었군요.
    2탄은 "각시"의 어원이 나올 것 같네요.

    오늘 높으신 분이 백일을 맞는다고 하는데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네요.

    • 나무님, ㅎㅎ 저도 총각의 우리말 뿌리를 알고는 무척 재미있었답니다. ^^ 다른 어원들도 찾아 소개할 생각이랍니다.

  3. 이야 새로운 걸 알았네요 ^^ 한글, 정말 어렵습니다. 전공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일반 국어생활이나 지식국어를 많이 공부해야 하거든요. 근데 가끔은 오히려 영어나 다른 외국어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래도 꼭 해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 한글이죠!!!

    • 오랫만에 뵙는 이리나님, 저도 처음 총각의 어원을 알고는 신기하고 재미있었답니다.
      한글과 가깝게 생활하고 관심이 많은 분이었군요.

      잘 지내고 계시죠? 건강하시죠?

  4. 비밀댓글 입니다

    • 네. 덕분에 저도 잘 지냈답니다. 한 주 동안 많이 바쁘셨던가 보군요. 그 바쁜 와중에도 자료 찾아 정보주시니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요... 바쁘신데 폐를 끼친 것은 아닌지 염려도 되었습니다. ^^
      설마, 벌써 장마 기간이 시작된 것은 아니겠지요... 요즘 비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역시 건강 먼저 챙기시길 바랍니다.

  5.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영어몰입교육이라든가, 귀여니를 필두로 한 이상한 외계어들의 남용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옆나라 일본은 자국언어를 널리 알려서 관상어 이름조차도 원래 이름보다 일본어 이름으로 굳어진 상태고 그런데요. 프랑스도 자국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그렇질 못해 안타깝네요.

    위에 목판은 좋은 생각 볼때 자주 나왔던 거 같아요.

    • 아도니스님, 주말 좋은 계획 있으신가요?
      우리말 정책의 부재가 아닐까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
      위 이철수님의 목판그림은 "좋은 생각" 잡지 뿐만 아니라, 오마이 뉴스의 엽서 편지를 비롯하여 오래 전의 말지나 이미 여러 매체에 다양하게 소개가 되었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익숙하지요??

  6. 총각김치가 왜 총각이 붙었나 했더니 저런 어원이 있었군요.

    • 오랜만에 뵙는 메이아이님, 잘 지내셨죠?
      저도 총각이란 우리말의 뿌리를 정리하며 새로운 사실을 알고 낱말을 만드는 선조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어 더 재미가 있었답니다.

  7. 가만히 생각해보면 결혼 유무에 따라 머리모양을 바꿔야 하는 문화도 참 독특한 문화네요.

    • foog 님 잘 지내시죠?
      지금도 그런 풍습이 조금은 남아 있어서, 아저씨 스타일과 총각 스타일의 머리가 따로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구분되는 것도 그런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8. 저는 총각이 순우리말인 줄 알았는데...흠.
    ...여기서 약간 실망(?)..^^
    그나저나 "총각"...지금생각하니 참 듣기 좋은말이었습니다.^^

    • 반가운 한상천님, ^^
      저도 사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더불어 위 사실을 알고나서 "총각"에 대한 더 좋은 느낌을 갖게 되었답니다.
      어이, 거기 총각 ? ^^

  9. 총각...전.. 빨리 상투를 틀고 싶어요..ㅜ.ㅜ

  10. 재미난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위엣분처럼 빨리 상투틀고 싶군요. ^^

    • 상투틀고 싶은 펀펀데이님, 반갑습니다.
      재미있게 뿌리말에 대해 읽어주셨다니, 제가 더 고맙습니다.
      먼저 총각머리부터 땋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11. 재미난글 잘 보았습니다.긴머리 상투를 틀려면 3년은 길러야 한데요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지요... 매일 찾아주시고 말없는 격려로 용기를 불어넣어 주시던 많은 단골 방문자들과 늘 따듯하게 반기고 안부 챙겨주시던 이웃지기님들도 모두 건강하신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이따금씩 찾아와 쉬어가시던 많은 방문자들도 모두 무고하신지 궁금합니다. ^.^

    제 개인 사정으로 시간 내기가 어려워 자주자주 뵙지 못했음을 죄송하게 생각하며, 전해주고 가신 안부 글조차 제대로 챙겨 답글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지금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므로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 들르시거든 맘  편히 쉬었다가 평안과 행복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 연분홍빛 구름에 노란 붓꽃(Yellow Irises with Pink Cloud, 1914-1917, Private collection)



    다시 불러야 할 5. 18, 오월의 그 하늘

   육체에 한계가 온 것인지, 최근에는 글 꼭지 하나 올리기도 참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오늘은, 지난 1980년, 5월에 미처 부르지 못했던 무명시인의 노래를 다시 불러,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요즈음 미얀마 군사정부의 거센 억압에 눌려 "버마의 민주화항쟁" 소식도 시나브로 사글어드는 듯 싶어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버마에 불어닥친 싸이클론(cyclone)의 재앙과 그 여파로 사망이나 실종 인구만도 6만명 이상이며, 최악의 경우 이재민의 숫자만도 150만이 넘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버마에게는 거울이 될, 우리의 "광주 민주화항쟁"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 다. 더불어 미약한 마음이라 할지라도 티끌처럼 모아져서 버마 국민들의 열망에 힘과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 세 개의 튤립 화분(Three Pots of Tulips), 1883, Private collection


    
<  5. 18 당시  >  --  작자 미상


 

남도의 하늘은 아름다웠다.



천사가 나팔을 부는 것도


나는 꽃마차 위의 일곱 색 나비들이


꽃 이파리를 뿌려주는 것도


아니었건만


남도의 하늘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윗 글은 그 내용 만큼이나 글쓴이의 마음과 영혼이 참 아름답게 다가오지요. 제 머릿 속에도 남도의 하늘이 아름답고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아주 오래 전, 아래 그림의 소설, "봄날" 을 단숨에 읽어 버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이후로. 지은이 없는 윗 시 한 편은 그 안에 담겨 있던 글귀들 가운데, 잊을 수 없는 영혼의 노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 시와 그 내용은, 1954년에 전남 완도에서 출생한 임철우님의 책에서 옮긴 것입니다.  "5. 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소재로 한, 총 5권의 "봄날(문학과 지성사, 1997)"이라는 소설 가운데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임철우는 현재
한신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위 소설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 특히 젊은이나 청소년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입니다.

   제 나름의 추천 도서이기도 하며, 시대적으로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필독도서로 강력히 강력히 추천합니다. 28주년을 맞는 이 오월에, 그 당시 광주 시민들의 외로웠던 뜻을 기리고 되새기며, 부담없이  읽어볼 만한 교육적인 책으로 적극 권장합니다.

   저도 책 보따리 어디 깊숙히 먼지 쓰고 숨어있을 "봄 날"을 찾아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주말로 시작된 오늘과 내일, 의미있는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보공개, 사용조건 : 저작관련 표식 없는 펌은 불법이며, 제발 삼가해주세요!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초하(初夏)

트랙백 주소 :: http://chohamuseum.net/trackback/63

  1. Subject: 5.18 광주항쟁을 책으로 되새겨 봅니다.

    Tracked from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블로그 2008/05/18 10:49  삭제

    <오월>, 이철수, 1990, 37cm * 35.5cm 오늘은 5월 18일 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날이지요. 저도 그냥 무심코 지날 뻔 했으니까요. 그러다 초하님의 글을 보고 퍼뜩 '아! 맞아 5.18'이구나 하고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화항쟁. 그냥 지난 과거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가슴 아픈 과거이지요. 그렇기에 저도 한때는 '잊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했는데, 제가 잊어버리고 있네요. 저뿐만이 아닌듯 합니다. 영화 <화려한 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어휴..
    조용할날이 없는 5월..
    내년엔 무사할까요

    • 핑키님 말씀대로, 정말 행사가 많아 챙길 것도 많고, 정신 없었던 5월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대충은 마무리가 된 듯 합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특히 더, 5. 18 정신은 잊을 수 없는 제일 중요한 행사였음 좋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별 일 없으시죠?

  2. 초하님 덕분에 5.18을 잊지 않고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관련 글 하나 포스팅 해서,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

    • ㅎㅎ 리브홀릭님,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더불어 관련 글까지 마련해, 엮어 소개해주시니, 즐겁고 반갑고, 기쁘구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찾아가 확인하겠습니다.

  3. 비밀댓글 입니다

    • 블코에서 이렇게 선물까지 들고 친히 찾아와 주시니, 반갑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 가득입니다. 별로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소통할 수 있어 더 좋습니다.
      블코의 번창과 발전을 기원하며, 애쓰는 블코 식구들 모두 건강과 함께 좋은 한 주되시길 바랍니다~

  4. 5월에는 잊지 말아야 할 날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5.16도 5.18도 모두가 뼈에 새기고 가슴에 새기며 정의로운 나날을 꿈꾸어야겠지요.

    • RYUDA 님, 반갑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날들, 올바로 되새겼음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앞으로도 종종 뵐 수 있길 바랍니다~

    • 류다님 블로그의 글에 댓글을 달고 싶은데,
      로긴한 사람에게만 쓰기 허락을 하고 있어 아쉽게도 그냥 돌아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다양한 글들 둘러보고만 왔답니다.

  5. 글 잘 보고 갑니다. :D

  6. 트랙백을 따라 들어왔습니다:)
    인용하신 시 단어들은 예쁘기 그지 없는데 왜 슬픈마음이
    드는건지...좋은 책소개글 잘 보고 가요~ 학교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네요+_+

    • 라비로나님, 반갑구요, 생각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볼 만한 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앞으로도 자주 뵐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7. 늦게 보네요...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5월 18일을 생각없이 지나친 것은 아닌가 고민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기도하고 잠들어야겠어요.

  8. 정말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것 같습니다.

  9. 90년 초에 광주시 전남도청 앞에 있는 분수대를 처음 보았습니다. 정말 총알 자국이 있더군요.

    남도의 하늘이 아름다웠다고 외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점점 남도의 밥상만 생각하는 극한 이기주의자가 돼 버렸습니다.

    • ㅎㅎ 나무님, 정말 오랫만이십니다.
      별일 없이 잘 지내셨는지요?

      산다는 것이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위 "봄날"을 읽던 전율이 또 다시 느껴져서 사실은 그 전남도청에도 꼭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아름다웠을 남도의 서정과 그 하늘을 상상해보면서... ^^

      주말이 시작되는 날의 새벽입니다. 우린 비 예보 덕분에 직원들 등반대회가 아쉽게 2학기로 연기되었답니다. 주말 내내 좋은 계획 있으신가요...좋은 시간보내시길 바랍니다.

  10. 비숍이란 사진작가 덩달아 마음에 드네요.페루 사람 찍은 사진의 사람은 중국배우 공리 같네요..

    • 냉소적 지식인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비숍의 사진은 하나하나 모두가 참 많은 의미와 생각을 담고 있어 더 정감가는 작품들입니다. 저도 중국배우 같다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



   누구나 살아오면서 만났던 책들 가운데, 특별히 더 좋아하는 책이 있을 것입니다. 이 파트리크 쥐스킨트(Partrick Suskind, 독일, 1949 - )의 저술이 저에겐 그런 것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비둘기"란 책을 쓴 저자의 몇몇 책들을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쥐스킨트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을 졸업 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였습니다. 출퇴근 길에 즐거움 삼아 종종 들르던 집근처의 헌책방에서 "좀머 씨 이야기"란 책을 우연히 그렇게 만났습니다.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좀머 씨(아시겠지만, 여기서 씨는 호칭이 아닌 이름임)의 기이한 삶을 담담하고도 섬세하게 그린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들고다니기에도 꼭 좋을 만큼, 그리 두껍지 않은 크기여서 더 좋았습니다. 더불어 중간 중간 그림까지 삽입되어 있어, 더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었고, 그 내용에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은 빌려주지 말라"는 조언을 절감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나눌 수 있다는 기쁨에 들떠서 그 책을 건네주던 그 때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곤 합니다.

   (("이 좀머 씨 이야기"를 빌려갔던 지인에게 부탁합니다. 제발 제발, 돌려주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만났습니다. 이 "좀머 씨 이야기" 외에도 쥐스킨트가 쓴 다른 책들을 새책방이나 헌책방에서 또 만날 때면, 같이 갔던 친구에게 권하기도 했고, 이미 읽은 그 책을 집에 갖고 있음에도 또 사곤 하였습니다. 읽기에도 부담없고 선물하기에도 부담없는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좋아하게 된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쓴 책 가운데 또 다른 하나가 오늘 소개하는 이 책 "비둘기"였습니다. 이렇게 소개를 하자니, 너무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긴장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삼 새롭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도심에서 더 쉽게 비둘기를 만나게 되면, 떠올게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쥐스킨트의
약력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그는 1949년 독일 암바흐에서 태어나 뮌헨대학과 엑 상 프로방스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였습니다. 일찍 시나리오와 단편을 썼으나 특별히 주목을 받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34세 되던 해인 1983년에, 한 작은 극단에서 제의를 받아 썼던 "콘트라베이스"란 책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서 남다른 평가를 받습니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렸으며, 남성 모노드라마인 이 작품은 "희곡이자 문학작품으로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 후 장편소설 "향수(1985)"를 발표하였습니다. 매우 향수란 감성적 소재를 살인과 결부시킨 매우 독특한 내용의 철학적인 소설입니다. 이는 그 후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종종 TV로도 방영되곤 하는 작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냄새에 관한 천재적인 능력을 타고난 광기어린 주인공 '그르누이'가 향기(냄새)를 쫒아다니며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다소 기상천외하고 섬뜩하기도 한 줄거리이지만, 발표되자마자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소설입니다.

   특히 이 소설은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란 제목으로 톰 뒤크베어(Tom Tykwer) 감독, 벤 위쇼(Ben Whishaw) 주연의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다소 잔인할 수 있는 소재를 담백한 영상으로 부담없이 이끌어가는 매력이 있으며, 여기에 시종일관 긴장감으로 재미를 더한 영화입니다. 기회되면 꼭 찾아 감상해보실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그 후, 세 번째 소설인 위 "비둘기"를 통하여 조나단 노엘이라는 한 경비원의 내면 세계를 심도 깊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매스컴에서도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대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모든 문학상 수상을 거부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진 찍히는 일조차 기피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운명인지, 작품을 위한 창작 과정인지, 지금도 은둔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1991년에 발표하여 전세계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 처음 제가 접한 "좀머 씨 이야기"입니다. 평생을 사랑과 죽음 앞에서 도망치는 별난 인물을 그린 그리 길지 않은, 단편소설 같은 중편소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비둘기(1996년판, 열린책들)'란 책은 그 표지도 비둘기 빛 회색이며, 총 92쪽의 짧은 소설입니다. 하루에 걸쳐 일어나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평생을 고립되어 살아온 사람에게 벌어지는 작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서 비둘기의 출현으로 인해 죽음까지 생각하게 되는 과정과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를 아주 세세하고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양적인 심리묘사에 탁월했던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독일, 1877~1962)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쥐스킨트의 심리묘사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어떤 특수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심리를 묘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비록 중편의 길지 않은 글이지만, 글쓴이인 쥐스킨트의 깊은 관찰력과 통찰력이 놀랄만큼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인 좀머 씨의 모습은 은둔자로 살아가는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또한 홀로 있을 때의 제 모습을 보는 듯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이는 외로운 현대인의 초상을 잘 그려낸 그림 한 점을 보는 듯 하기도 합니다.   


1949년   독일 암바흐 출생, 뮌헨 대학과 엑 상 프로방에서 역사학 공부
1983년   콘트라베이스
Der Kontrabass
1985년   향수 Das Parfum - Die Geschichte eines Moerders
1987년   비둘기 Die Taube
1991년   좀머씨 이야기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1995년   깊이에의 강요 Drei Geschichten und eine Betrachtung
1996년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
            Rossini oder die moerderische Frage, wer mit wem schlief
1996년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로 독일 시나리오상 수상



                
                      ▲  세잔(Paul Cézanne, 프랑스, 1839~1906),꽃병(Vase of Flowers),
                     1876. Oil on canvas. The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USA

   
       

   이런 점들이 쥐스킨트의 다른 소설들도 즐겨찾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그의 소설과 책들을 읽다보면, 대부분이 이런 경향이 짙게 베어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앙투안 드 생떽쥐베리(Saint-Exupery, Antoine-Marie-Roger de, 1900.6.29~1944.7.31)의 "어린 왕자"처럼,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그 여운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어른 동화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그가 발표한 소설 가운데, '깊이에의 강요' 라는 단편집이 한 권 더 있습니다. "깊이에의 강요", "승부", "장인, 미사르의 유언" 등으로 엮어진 수필집입니다. 냉혹한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따듯한 삶의 노래같은 책입니다.  
   

   그의 책들이 제 책장 어디에 꽂혀있는지 다시 둘러보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먼지 쌓인 시집처럼 한결같이 얇은 그의 책들을 꺼내 보고 펼쳐봅니다. 오래된 책갈피에서난 느낄 수 있는 풋풋한 책 내음이 잔잔하게 전해져 옵니다.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좋아지는 책들...입니다.



            

  ** 덧붙임(08' 1, 22, 08 :19) ; 위 쥐스킨트의 작품들 외에도 제가 읽지 못하였지만, 국내에 번역, 출판된 책들이 더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 것들 말고도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덧붙여 그 세 가지를 책표지와 함께 간략하게만 소개합니다. 읽어보신 분들이 계시면 소감을 글 엮어 나눠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과 죽음에 대한 사색을 풀어 쓴 수필집으로 1) "사랑을 생각하다(2005)"가 있고, 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의 문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 시나리오 원문, 2) "사랑의 추구와 발견(2005)", 그리고 1996년 독일 시나리오상 수상작으로, 소외되어 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 3)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하는 잔인한 문제(2002)"란 제목의 책입니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이므로 관심갖고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다 얇은 두께에 읽어보고도 싶지만, 책장에 나란히 꽂아두고 싶을 만큼 욕심나는 책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