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지난 해를 보내며 2008년, 새해의 첫 날을 맞이한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3월의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즈음에 내리기 시작한 비가 어제  월요일 새벽에서야 그치는가 싶었는데, 그러고 난 어제의 하늘은 온종일 우울한 잿빛으로 낮게 내려 앉아 보는 마음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고즈넉한 봄을 닮은 담백한 우리 그림들

   그래서 어제처럼 비오고 난 뒤의 고즈넉한 봄 날에 보고 싶었던 단아한 그림 두 점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래 전부터 마음 한 켠에 담아두고 준비하던 작품입니다. 작가의 성품을 닮은 듯, 담백하고 정갈하며,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마저 다소곳하게 만드는 우리 그림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재 MBC, TV에서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이산"이라는 드라마에 발 맞추어 더 소개하고 싶던 그림이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좀처럼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안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 밤에 방영했을 작품에 자극을 받아, 마저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감상하기에 앞서 오늘 소개하는 조선시대 우리 그림의 작가인 정조(, 1752~1800)의 약력을 먼저 소개합니다. 그의 업적을 다 열거할 수 없기에
문화재청의 자료와 브리태니커사전을 참고하여 간략히 정리하였으며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더 관심있는 분들은 감상에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정조(正祖)의 이름은 이 산()이며, 자(字)는 형운(亨運), 호(號)는 홍재(弘齋)입니다. 이와는 따로 만천명월주인옹(萬川明月主人翁)이라는 별호(別號)를 썼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사나 드라마를 통해서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정조 이 산은 영조의 손자입니다. 아버지는 장헌세자(:)이고, 어머니는 영의정 홍봉한()의 딸 혜경궁 홍씨(氏, )입니다.

   이 산의 나이 여덟 살 되던 해인 1759년(영조 35)에 세손에 책봉되었습니다. 그러던 열 살 되던 해인 1762년 2월에
좌참찬 김시()의 딸이었던 효의왕후()를 맞아 가례를 치뤘습니다.


   같은 해이며, 그의 나이 겨우 열 살이었던 1762년 5월에 아버지가 뒤주 속에 갇혀 죽는 광경을 바라보아야만 했던 무척 불운한 어린 아들이었습니다. 1764년 2월에는, 영조가 일찍 죽은
맏아들 효장()세자의 뒤를 이어 종통을 잇게 하였습니다.


   이 산 정조 대왕은 무예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었을 뿐 아니라 학문이 깊었습니다. 더불어 "이 산"이라는 드라마에서도 "화원"을 통해 아름다움 영상과 그림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처럼, 시문(詩文)에도 능하였으며 서화(書畵)에도 일가(一家)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해지고 있는 그의 그림은 매우 적습니다. 아래 그림 파초도(芭蕉圖)는 국화도(菊花圖, 보물 제744호)와 함께 조선회화사 연구에 있어서, 사료로 무척 중요한 자료입니다. 본래 일본에 거주하는 교포 고 장석(故 張錫)씨의 소유이던 것을 동국대학교가 기증 받은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조대왕필파초 그림(正祖大王筆芭蕉圖), 보물 743호, 동국대학교 소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화 그림(菊花圖), 보물 제744호, 동국대학교 소장


   보물 제 743호와 744호이기도 한 위 두 그림은 조선시대 정조(재위 1776∼1800)가 그린 그림입니다. 바위 옆에 서 있는 한 그루의 파초와 국화 두 그루를 그린 윗 그림은 가로 51.3㎝, 세로 84.2㎝ 크기로 단순하면서도 균형적인 배치를 보여줍니다.

   위 두 그림은 모두 무척 간결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위 두 주제를 부연 설명해주는 그 어떤 배경도 없이 한 그루의 파초와 괴석, 그리고 외진 곳에 자유롭게 핀 가을 국화를 그린 작품입니다.

     먹 빛의 자연스러운 농담으로 강인한 기운이 돋보이는 그림

   위 파초 그림은 니은(L)자 모양의 굽은 괴석 끝에 파초줄기와 넓은 잎을 적절히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국화 그림은 위로 뻗거나 아래로 늘어진 국화의 자연스럽고 청초한 구성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간결하지만, 먹 색의 짙고 옅은 정도와 그 흑백의 대조는 바위의 질감과 파초 잎새의 빛에 따른 부분적인 변화를 적절하고 세련되게 표현하였습니다.
파초 잎과 바위를 그린 먹 빛의 농담(濃淡)은 고아(高雅)한 문인의 자연스러운 정취를 풍깁니다.

   그래서 제왕의 부귀상(富貴相)보다는 고담(枯淡)하고 활발한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정조의 외로웠던 어린 시절과 강인한 성품까지도 엿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그림 화면의 왼쪽 윗부분에 정조의 호인 ‘홍재’가 주문인(朱文印)으로 찍혀 있습니다. 바로 그 밑에 또 하나의 백문방인(白文方印)도 찍혀 있어, 기운을 모아 정성으로 그린 그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형식을 벗어난 독창적인 묘사로 내면세계를 표출한 그림

   위 두 그림 가운데 아래 국화 그림은 형식에 치우치지 않은 독창적인 묘사가 특히 더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바위 가장 자리에 자리잡은 마른 풀의 가녀린 줄기와 국화 꽃의 곧고 풍성한 꽃 송이가 자연스러운 대조를 이룹니다.

   위 파초도와 마찬가지로, 먹 빛의 농도와 흑백의 자연스러운 대조를 통하여 빛에 반사된 국화 잎새의 검푸른 색채와 강한 기운을 생생하게 묘사하였습니다. 돌과 꽃잎을 묽은 먹 빛으로, 국화 잎들은 짙은 먹 빛으로 표현하여 구별하였는데, 이러한 농담 및 강약의 조화를 통하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였습니다.

   그늘진 몇몇을 제외하면 빛을 반사하고 있는 대부분의 잎새들을 진한 농담으로 표현하여, 한 낮 태양의 강한 기운까지도 전해주며, 그 시간대도 짐작케 합니다. 꾸밈이나 과장없이 화면을 자연스럽게 처리한 점은 당대 다른 화가들의 그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징입니다.

   그래서 특히 글씨와 그림 및 학문을 골고루 사랑한 정조의 모습과 풍부한 감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꾸준한 수련과 연마를 통하여 무예에도 조예가 깊었던 정조의 강인한 체력을 짐작케 하는 그림입니다.

   특히 정조의 치밀하고 호방한 내면을 읽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
남종화(南宗畵, southern-school literati painting, 인격과 학문이 높은 문인들이 여기(餘技)로 묘사의 사실성보다 운과 내면세계를 표출한 그림을 말함. 수묵과 엷은 채색을 주로 사용하며 형사보다 사의를 중요시 함.)"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며, 위 두 그림이 의미있는 이유입니다.



 

정보공개, 사용조건 : 저작관련 표식 없는 펌은 불법이며, 제발 삼가해주세요!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초하(初夏)

트랙백 주소 :: http://chohamuseum.net/trackback/53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정말 멋진왕에 멋진 그림이군요..

  2. 이것이 정조의 그림!! 교과서에서도 보지 못했던 것이군요...잘 보고 갑니다 ^^

  3. 시문과 서화, 정치와 무예(이건 기억이 확실치 않음...)...
    정말 다재다능한 군주였군요. 참 고생스러웠겠어요.
    공부도 많이 해야했을텐데..^^ 왕들이 단명한 이유 중 하나일까요? ;)

    • 가눔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정조의 문화를 통한 중흥정치가 몇 년만 더 지속되었더라도... ^^ 하는 아쉬운 생각을 종종 한답니다.
      가눔님이 공부에 대한 압박을...?

  4. 안녕하세요. 20대 블로그매거진 On20 편집국입니다.
    초하님의 글이 오늘의 추천글로 등록되었습니다.
    오늘의 추천글은 On20 편집국에 의해 매일 9~10시, 5~6시 두 번 업데이트되구요.
    www.on20.net 오른쪽 상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초하님의 포스트를 잡지에 싣고 싶으시면 매거진On20에 보내보세요~
    자세한 방법은 http://blog.on20.net/6을 참고하시구요.
    이번 온라인호는 인쇄는 되지 않고 편집작업을 거쳐 PDF판으로 제작되고, 다음 수집기간부터 오프라인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즐거운 블로깅하세요~ ^-^

    • On20에서 미력한 제 글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발전을 기대하며, 온20 식구들 모두,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5. 와 위에 축하드려요 On20!!!!!!!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6. 그림에도 능했네요! 그림은 잘 모르지만 국화그림은 참 좋은데요?

    • 밀감님도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오랜만에 정리하는 답글을 쓰다보니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
      위 정조의 그림은 담백해서 저도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7. 정말 멋진 작품이네요. 아마 당시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다녀갑니다...건강하신지요?

    • 저도 오랜만에 모노님을 뵙나 봅니다.
      잊지 않고 찾아와 댓글로 안부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역시 잘 지내고 계시죠?

  8. 정조가 그림에도 능한 것은 알았는데, 실제 그림은 처음 보네요.
    좋은 그림 감사드리고요~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리브홀릭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부족하지만, 새 글을 기다려주시는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도 무진 노력은 하고 있답니다만, 새로 시작한 운동도 있고, 새로 시작한 언어(중국어) 공부도 있어서 실은 시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나름대로 시간을 조정하면서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새 글과 그림으로 찾아뵙게 될 것입니다. ^!^





   어제 낮 업무 가운데 밖에 나갈 일이 생겨 3시 쯤, 시청을 다녀왔습니다. 뺨을 스치는 봄바람이 기분을 맑게 해줄 만큼 시원하고 차가왔습니다. 나무 가지 끝, 고개 내민 목련꽃 봉우리의 솜털들이, 바람이 태우는 간지러움에 자지러지 듯 살랑거렸습니다.

   오늘이 벌써 3월의 첫 날입니다. 참 고운 봄 빛이 기다려지고, 그 청량함이 더 기대됩니다. 하지만, 바쁘신 이웃들도 많은 것 같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바쁘다는 핑계로 오는 이번 봄조차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또 아쉽고 허망하게 보내게 될까봐 염려하고 있습니다.

     놓치지 않고 봄 빛을 즐길 수 있는 방법

    그래서 "봄을 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이렇듯 늦은 글쓰기로 나흘만에 인사드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든 일부러라도 의식해서 이 봄을 맞고 즐기고 누리려고 애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린 초록빛을 찾고, 또 봄 꽃의 새빛을 찾아 누리는 행복은 삶의 활력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잠자고 있던 감성을 깨우며, 더불어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에 더하여 오는 봄 빛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집안을 온통 뒤집듯 대청소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음 상쾌하고 새롭게, 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비좁은 방을 넓게 쓰는 비결, 2002, 그림엽서 ⓒ 2008 이철수



    삼월의 첫 날인 오늘은 쉬는 공휴일이므로 봄맞이 대청소를 해보시면 어떨까요? 더불어 이 기회에 비좁은 방을 넓게 쓰는 방법을 이철수님의 엽서를 대신하여 제안해 보려고 합니다.

      비좁은 방을 넓게 쓰는 비법

   첫 째로, 먼저 창과 문을 활짝 엽니다. 겨우내 묵었던 먼지들은 놀라 도망칠 것입니다. 대신에 그 자리에 봄 바람, 봄 햇살과 함께 봄 빛이 집안 구석구석 가득가득 들어찰 것입니다. 마음의 문도 활짝 열어, 묵어 쌓였던 먼지도 날려버리시고, 내 마음에 봄 바람과 봄 빛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둘 째로, 쓸모 없는 물건을 들어냅니다. 당장 내겐 쓸모 없는 물건이 있는지 구별해냅니다. 그것이 내게는 필요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요긴한 물건일 수 있습니다. 그런 물건들을 골라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여러 방법을 통해 또 재활용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 째로, 쓸모있는 물건도 들어냅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내 물건들 가운데, 내게 쓸모있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더 쓸모있는 누군가에게 나눌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계기를 통하여 나를 비우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으며, 내 물건에 대한 욕심과 물질에 대한 애착을 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넷 째로, 마음을 넓게 갖습니다. 내 방에 있는 쓸모 없거나 쓸모있는 물건을 들어내고, 그 드러낸 물건을 나보다 더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었습니다. 이 화창한 봄날을 맞아 대청소와 함께 그렇게 했다면, 내 마음은 물론 이미 가벼워졌을 것입니다. 지금 그렇게 했다면, 내 마음은 분명 더 넓어져 있으며, 그래서 더 너그러워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내 삶 곳곳에서도 저절로 넉넉함과 여유가 묻어나겠지요. 그러면 그런 내 너그러움이 내 이웃이나 친구, 선배, 후배, 직장의 동료 등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저절로 전염될 것입니다.

   그 전파된 나눔의 즐거움과 싱그러움이 또 다른 이웃들에게까지 멀리 확산될 것입니다. 결국은 그렇게 돌고 돌아 그 나눔의 기쁨이 또 다시 내게로 살며시 전해져 와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008년 이 봄 빛을 맞이하고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비좁은 내 방의 모든 물건들을 들어내는 것'은 어떨까요? '드러낸 그것들의 나눔'을 통하여 나를 비우는 연습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런 '마음 비우는 연습'을 통하여 넓어지는 마음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같이, 쉬는 날이나 여유 닿는 날을 찾아 방 청소와 더불어 마음의 청소를 함께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비좁은 내 방과 내 마음을 넓게 써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관련글 : "꽃, 화분이나 분재를 파는 자판기가 있다면" - 이철수 목판화가


정보공개, 사용조건 : 저작관련 표식 없는 펌은 불법이며, 제발 삼가해주세요!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초하(初夏)

트랙백 주소 :: http://chohamuseum.net/trackback/43

  1. Subject: 봄맞이 대청소 쉽게 하는 법

    Tracked from 호박툰 2008/04/05 21:40  삭제

    매일매일 청소를 해도 어디서 그렇게 먼지가 나오는지(--a) 아마 우리 몸에는 먼지를 뿜어내는 자동 먼지재생 센서가 달려있나봐여~ (--^) 곰팡이균, 레지와길라균(이름도 욜라어려워~) 황색포상구균, 독감바이러스, 포름알데히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그리고 언제나 골치거리인 황사분진(콜록~콜록~) ◀ 얘네들땜에 살수가 읍써요~ 살수가(에효~!) 호박이 뭐 그닥 부지런쟁이거나 깔끔쟁이는 아니쥐만(-.ㅜ) 볕 좋은 휴일날 집안 대청소를 했어요~ 하다보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저도 방을 넓게 쓰고 싶습니다ㅜㅜ
    주말에 한번 짐 정리를 해야겠어요 :)

    • ㅎㅎ 저도 방을 넓게 쓰고 싶습니다. ^^
      물건에 대한 욕심 때문일까요? 저도 로카르노님처럼 이 주말을 이용해 봄 맞이 대청소를 하고 싶은데, 솔직히 될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2. 쉽지 않은 방법들을 소개해주셨군요.. 쓸모없는 것들조차 들어내기 쉽지 않죠. :)

    • ㅎㅎ foog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사실 저도 오래 쓴 낡은 물건들에 애착이 많은 편이어서 잘 못 버리는 편이랍니다. ^^

  3. 전 깨끗함을 좋아합니다만, 무언가 드러내고, 자리를 옮기고 하는게 너무도 귀찮고 번거롭습니다. 과연 이런것들을 좋아할 수 있을때가 올런지..ㅡㅡ;

    • login 님 반갑습니다. 처음 뵙는 분이신가요?
      저도 깨끗함을 좋아합니다만, 그게... ^^
      자주 놀러와 쉬어가시고,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4. 초하님 안녕하시죠~? ^ㅡ^
    후아, 이제 정말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방을 넓게 만들어야겠어요!
    방 여기저기에 있는 잡스런 물건들이 얼마나 많은지.. ㅜ 흐히~

    3월은 마음 넓게 가지기?!! 아자 >_<

  5. 그냥 방큰데로 이사가고 싶네요.ㅋㅋ 필수적인 것들만 방에 있는지라. 계속 벽칠을 새로하려고 했는데 이번해엔 꼭 하고싶네요.

  6. 내년에도 봄은 올거라는 생각에 대청소를 미루는 1人.
    봄이 게으름 모드를 만들었다는 핑계를 댑니다.

  7. 대청소를 하면서 방안에 노란 꽃 화분을 놓아두었더니
    방에 급 봄이 찾아온거같더라구요 !

    꽃을 두는 것도 강추강추

  8. 하나 더 있습니다. 애초에 안 들여놓는 것..--;
    제가 그렇게 쓰고 있지요. 그 덕분에 같은 평수라도 엄청나게 넓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하하

  9. 저도 얼마전에 방청소를 했는데, 금방 또 어질러 졌어요ㅠㅠㅋㅋ
    정리정돈을 잘 해야할것 같아요. 방이 비좁아서 한가지 물건만 다른곳에 두면, 진짜 어질러져 보이거든요ㅠ

  10. 비밀댓글 입니다

    • 제 글을 채택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따로 시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알아서 멋지게 편집해주시길 바랍니다. 제 사진이나 소개글도 좋을 대로 사실대로만 잘 편집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11. 세번째 쓸모있는 물건도 들어냅니다.
    참.. 이런 뜻이. 잘 보았습니다. 굳굳!

    • ㅎㅎ jinboseoul 님,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뵐 수 있길 기대하며,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음력으로 새해 첫 날이 다가옵니다. 가족모두 모일 생각에 몸도 마음도 분주하리라 생각합니다. 명절에는 대부분 고향이나 시골에서 모이게 되므로 잊고 살던 우리의 풍습이나 전통을 새삼 다시 느끼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선조들의 소소한 일상과 관련한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특히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부엌일이 "조각보"라는 예술로 승화된 아름다운 작품들을 감상해보려고 합니다. 이 기회에 마음이 담긴 명절 선물로 준비해도 좋을 것입니다.

   어느 추상화보다 뛰어난 구성미의 조각보

   조각보에 관한 이 글과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자수박물관, 어린이화랑, 그리고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 규방문화"(허동화 지음, 현암사, 2006)와 "한국의 규방문화"(국제문화제단, 박이정 서광학술자료사, 2005)를 참고하여 정리하였으므로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외국의 어느 유명한 추상화가들의 그림보다도 우수한 구성미와 삶의 미학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보자기는 물건을 싸거나 싸서 보관하고 또 물건을 포장하여 나르는,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었습니다. 또는 예의를 갖추어야하는 웃어른에게 물건을 보낼 때나 귀한 선물을 할 때는, 특히 더 예쁜 색깔이나 화려하게 장식된 예물보로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보내던 의례용품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천 조각들을 활용하여 만든 옷보는 철지난 예복에 씌워 오래 보관하는데 사용하였던 생활용품이었습니다. 또 부엌에서 사용하는 상보는 식탁의 음식이나 밥상, 잔 소품들을 덮는데 사용하던 주방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이런 규방용품들은 그 가치나 편리함이 인정되어 현대에 와서는 식탁보창문 가리개(발), 열쇠나 휴대전화 고리, 책갈피, 방석, 바늘꽂이, 도장집,  인두보, 모시 부채 등 다양한 용도로 응용하여 실생활에 멋스럽게 활용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애호가들이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 실용성과 더불어 뛰어난 배색능력, 그리고  특별히 맞추어 계산하지 않고도 조각조각을 모아 조화를 이뤄낸, 탁월한 미적 감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예물보, 19세기, 62 x 62 cm


   바로 위 화려한 문양의 조각보는 귀한 물건을 정성스럽게 포장하여 보낼 때 쓰던 고급스런 예물보입니다. 이 예물보의 옷감은 화면상으로는 검게 촬영되었으나, 전체적으로 회색 바탕의 모시를 활용한 실용적인 작품입니다.

     꽃 잎 모양의 곡선 문양이 화려한 예물보

   엷고 짙은 회색의 조각들을 바느질하여 세로와 가로로 서로 엇갈려 이었으며, 가운데를 중심으로 누런색과 붉은 빛의 조각을 집중 연결함으로써 지루함과 단순함을 피하였습니다. 가로와 세로로 연결한 그 이음새를 중심으로 곡선 문양의 꽃 잎 형태를 다양하고 적절하게 배치한 그 구성이 독창적입니다.

   특히 조각이 연결되는 선을 일정한 굵기의 흰 색이나 누런 색의 테두리로 마무리하여 섬세하게 바느질함으로써 면분할의 선명함이 돋보입니다. 낮은 명도의 모시 위에 밝고 맑은 분홍 색채의 조각천을 대비시켜 예물보의 화려함을 강조한 정성과 선조들의 세련된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문양의 독특함이 울긋불긋 다양한 꽃들이 어우러져 피어있는 꽃밭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상상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각각의 넓다란 잎사귀를 보는 것 같기도 하여 상상력을 자극하고 즐거움을 더합니다. 전체적인 조화가 활짝 핀 탐스런 꽃 한 송이를 보는 듯, 격조 높은 작품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옷보, 19세기, 67 x 67 cm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옷보, 19세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조각보, 19세기, 32 x 32cm, 한국 자수박물관 소장


   바로 위 세련된 모양의 세 조각보는 귀한 예복을 덮거나 포장하여 보관할 때 사용하던 옷보들입니다. 이 옷보들의 옷감은 견사를 활용하였는데, 그 천연 재질의 느낌이 살아있어 특히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작품입니다.

     삼각형과 장방형의 연결 구성으로 율동감을 부여한 옷보

   이 옷보는 마름질하고 남은 짜투리의 천 조각들을 하나하나 이음질해서 만든 것입니다.  아주 작은 천조각까지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와 알뜰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소박한 생활 가운데에서도 알뜰하게 살림을 꾸려가던 어머니들의 규방문화가 멋스럽습니다.  

   위의 옷보는 세모 모양에서 출발하여, 2 개의 작은 삼각형을 바느질하여 사각형 모양으로 연결하여 세밀하게 이어 맞붙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사각형 모양이 여러개 모아져서 점차 더 큰 사각형 모양으로 발전되어지고 변화하는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

   하나의 단순한 삼각 모양에서 출발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큰 정사각형으로 완성됩니다. 일정한 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단순함을 회피하여 구성미의 변화를 보여주는 이채로운 작품입니다. 마치 팔랑개비가 흔들거리는 듯한 율동감이 느껴지며, 단순한 옷보 하나에도 운동성을 부여한 예술적 감각이 멋스럽습니다.

   아래 옷보는 직물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으며, 파스텔톤의 견사를 장방형의 크고 작은 조각들로 이어붙인 작품입니다. 다양하고 일정한 배열에 그 크기에 있어서는 하나도 같은 모양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조형성이 뛰어나며, 선조들의 삶의 미학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상보, 19세기, 52 x 52 cm


   위 깔끔한 모양의 조각보는 단순함이 돋보이는 옷보입니다. 이 옷보의 옷감은 속이 비칠 듯한 얇은 견사를 사용하여 통기성과 실용성을 최대한 살린 작품입니다.  

     단순한 구성에 보색의 대비가 돋보이는 상보

   연분홍의 흰색 계열을 바탕으로 청색과 홍색의 보색 대비를 강조한 색채의 대담한 구성이 가장 먼저 눈이 띕니다. 주변의 직선을 사각으로 크게 돌렸으며, 그 안에는 연두색, 연남색 등 엷은 동색을 수평으로 조화시켰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에 강렬한 붉은색 한 줄과 작고 앙증맞은 손잡이를 엇갈려 배치하여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로써 구성의 단순함에 변화를 주었으며,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의 탁월한 미적 감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단순미가 돋보여서 한땀한땀, 꼼꼼하고 세심하게 바느질한 선조의 솜씨를 감상하고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마치 재봉틀이란 바느질 도구를 사용하여 만든 것처럼 정밀해서 어머니들의 손재주를 짐작하게 하며, 전통적인 우리 규방문화를 엿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과 같이, 보자기, 특히 우리 서민들이 옷을 만들어 입고 남은 조각천들을 이어 촘촘이 바느질하여 만든 옷보와 상보, 그리고  이채로운 구성, 색채미를 보여준 세련된 예물보를 통하여 우리 선조들의 규방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보자기 가운데서도 조각보를 통해 일상 생활에서 소모품을 재활용하고 새 필수품으로 창작해낸 우리 어머니들의 삶의 지혜와  예술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선조들의 규방문화, 그 예술적 감각과 삶의 미학

   각 작품 모두 특히 단순한 구성미와 변화를 추구한 현대적인 조형성이 돋보였습니다. 더불어 같은 계열 색채의 조화로운 구성과 보색 대비의 대담한 배치는 시대를 앞서간 세련미를 동시에 느낄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이 전해준 조각보의 예술적인 구성미와 삶의 미학은 현대에 이르러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애호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구의 추상화가,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네덜란드, 1872-1944)이나 파울 클레(Paul Klee, 스위스, 1879-1940) 등의 회화 작품과 비교, 평가하기도 합니다.

    특히 몬드리안의 "회색과 밝은 갈색의 구성(1918)"과 클레의 "고대의 소리, 검은 배경의 추상화 (1925)" 같은 작품은 위 조각보들과 매우 유사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이들 작품이 색의 질서와 구성의 조화를 중시하였다면, 백여 년도 앞서 제작된 우리 조각보의 색채와 구성은 보다 자유롭고 순수하며,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각보는 서민들이 한땀한땀 공을 들여 바느질하여 만들면서, 복을 부르는 마음을 담았으며, 그런 행위로 소중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조각보로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싸서 보관하거나,  예의를 갖추어야하는 사람에게 정성스럽게 보냈으며, 생활의 곳곳의 안녕을 기원하였던 것입니다.

   조각보의 이와 같은 작품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의 삶 가운데 일상과 예술성을 담고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함께 살펴본, 우리의 규방문화를 보여주는 조각보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도 그런 까닭이며, 검소한 삶에 베어난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더욱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명절을 맞아 어머니의 상보나 옷보와 같은 조각보들을 관심있게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연휴 내내 즐거운 설 쇠시고, 올 한해 가족과 함께 건강한 2008년 되시길 기원합니다.

                                              믹시추적버튼-이 블로그의 인기글을 실시간 추적중입니다.

정보공개, 사용조건 : 저작관련 표식 없는 펌은 불법이며, 제발 삼가해주세요!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