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지나갔나 보다 했는데, 그 기나긴 장마가 시작된 날이었고, 또 무척 후텁지근하게 더웠던 하루였습니다. 당분간은 계속해서 비가 올거라는 소식이 있으니, 그 비를 기다리며 조금은 시원해진 듯 합니다.
지난 주말들에는 갑작스런 장맛비에 줄행랑을 쳐야했으면서도, 또 이렇게 비를 기다리며 "비"와 관련된 낱말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김지형의 국어마당(http://kugmun.com)"과 " 우리말사랑(http://www.woorimal.net)"을 참고하였으며, 종합하여 다시 정리한 내용입니다.
비와 관련한 다양한 우리말
아래 관련 말들을 읽어보면, "비"와 관련하여 시기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도 적절하게 표현하는 선조들의 세심한 관찰력과 생활 속의 지혜를 엿볼 수 있어 놀라게 될 것입니다. 한글과 우리 낱말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일 것입니다.
비에 대한 본래의 뜻을 알아보면, "높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이 되어 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쉽게 쓰고 있는 비와 관련된 말들을 보면, 계절과 관련된 비의 종류로, 봄비, 가을비, 겨울비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궂은비, 눈비, 단비, 밤비, 장맛비, 찬비, 큰비 등이 있습니다. 관련 말로는 비구름, 비바람, 빗물, 빗발, 빗방울, 빗소리, 빗 속, 빗줄기 등 친숙한 표현이 있습니다. 다른 표현에는 어떤 것들이 알아봅니다. 예상보다 많습니다.
▲ 까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1848-1894), 파리의 거리(Paris Street), Oil on canvas, 1877,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Chicago, USA ⓒ 2008 caillebotte(저작권에 관련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그림이며, 바탕화면에 활용해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 가랑비 : 조금씩 내리는 비로 이슬비보다는 굵으나 가늘게 내리는 비를 말한다. 같은 말로, 세우(細雨)라는 예쁜 말도 사용합니다.
*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쏟아지다가 번쩍 개고 또 다시 오다가 이내 다시 개는 장마를 말합니다.
* 고치장마 : 초여름에 고치 치는 누에를 올릴 무렵의 장맛비를 이릅니다.
* 그믐치 : 음력 그믐에 내리는 비나 눈을 말합니다. 비교되는 말로, 보름치가 있으며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 보름치 : 음력 보름께 내리는 비나 눈을 말합니다.
* 는개 :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조금 가는 비를 일컫습니다.
* 늦마 : 계절이 지난 뒤에 오는 장마, 곧 늦장마를 말합니다.
* 매지구름 :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 구름을 말합니다.
* 모종비 : 모종하기에 알맞을 때 오는 비를 말합니다. 비슷한 말로 목비를 들 수 있으며,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 목비 : 모낼 때에 한목 오는 반가운 비를 이릅니다.
* 못비 : 모를 다 낼 만큼 충분히 내리는 비를 일컫습니다.
* 꿀비 : 농작물이 자라는 데 매우 필요한 때에 맞추어 적절하고 알맞게 내리는, 꼭 필요하고 유용한 비를 말합니다.
* 해비 : 한쪽으로 해가 나면서 내리는 비(북한말)를 이릅니다.
* 먼지잼 : 비가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적게 오는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 물마 : 비가 많이 와서 땅 위에 넘치는 물을 이릅니다.
* 백중물 : 백중날이나 그 전후에 많이 오는 비를 일컫습니다.
* 보슬비 : 바람 없이 조용히 내리는 가랑비를 말합니다. "부슬비"라고도 하며, 바람 없이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시원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 비안개 : 비가 쏟아질 때 안개가 낀 것처럼 흐려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 비이슬 : (1) 비와 이슬을 일컫기도 하며, (2) 비가 내린 뒤, 나뭇 잎 따위에 맺힌 물방울을 말합니다.
* 빗방울 듣다 : (1) 빗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지는 모습을 이르기도 하며,또는 (2) 비가 오기 시작하다라는 말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 산돌림 :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오는 소나기. 산기슭으로 오는 소나기.
* 소나기 : 갑자기 세차게 내리다 이내 그치는 비를 일컫습니다.
* 악수 : "억수"라고도 사용하며, 물을 끼얹듯이 아주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이릅니다.
* 억수장마 : 여러 날 계속하여 억수로 내리는 장마를 말합니다.
* 여우비 :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며 지나가는 비를 이르는 귀여운 말입니다.
* 봄시위 : 봄철에 물이 나서 넘쳐흐르는 것 또는 그 큰물을 말합니다.
* 웃비 : 좍좍 내리다가 일시 그치는 비를 말합니다. 아직 우기가 있으나 그 전에 한창 내리다 잠깐 그친 비를 이릅니다.
* 웃비걷다 : 비가 오다가 잠시 들다는 의미입니다.
* 이슬비 : 아주 가늘게 내리는 비를 이릅니다. 굵기는 는개와 가랑비 사이로, 는개보다는 굵고 가랑비보다는 가는 비를 말합니다.
* 작달비 : 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비를 이릅니다.
* 발비 : 빗방울의 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를 말합니다.
* 채찍비 : 굵은 줄기가 세찬 바람을 타고 마치 채찍처럼 휘몰아치며 좍-좍- 쏟아져 내리는 비를 일컫습니다.
* 진날 : 땅이 질척거리게 비나 눈이 오는 날을 말합니다.
* 큰물지다 : (1) "큰물이 흐르다"라는 뜻이며, (2) "홍수가 나다"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 흙비 : 흙먼지가 많이 섞이어 내리는 비를 이릅니다.
▲ 까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프랑스의 인상주의 화가, 1848-1894), 비내리는 예레스(The Yerres, Rain), Oil on canvas, 1875, Indiana University Art Museum, USA ⓒ 2008 caillebotte
이상과 같이, 쭈-욱 따라 정리하며 든 생각입니다. 지금이 장마기간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기후가 "농사 짓기"에 알맞을 만큼, 비가 많이 오는 날씨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비와 관련하여 쓰고 낱말들이 많고 참 다양하다는 사실에 저 역시 다시 한번 더 놀랐습니다.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언어의 변화(세월)
하지만, 안타까운 사실도 발견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활동 형태도 다양하게 변하면서, 관련하여 썼던 "비 관련 말" 가운데 사라지거나 지금은 거의 안 쓰고 있는 말들도 보입니다. 그래서 생소하기도 하고, 또 써보기에는 다소 어색한 말들도 보여, "언어의 세월"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생활 방식과 그 다양한 문화가 변함에 따라 언어도 변합니다. 그래서 언어의 역사에서 더불어 문화의 변화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 내용을 정리하는 저에겐 더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안 사용하던 예쁜 낱말들을 잘 살려 써 보아야겠다는 다짐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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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성남 !! 지금 비가 한창이에요~~
호우경보라는데~ ^^*
지난주에는 해비..오늘은 ?? 악수 비슷하네요
ㅎㅎ MindEater 님, 반갑습니다.
그 성남에서 혹 비 피해는 없으셨겠지요??
사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지난 한 주 동안의 장마는 무지 무서웠습니다. 또 피해들도 적잖았구요.
정말 억수로 쏟아졌더랬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번 한주 잘 보내시고, 7월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참 곱고 이쁜 우리말입니다.
오늘 내리는 빗줄기만큼 아주 다양한 말들이 있었네요.
자주 써먹어야겠습니다.
아이쿠. 그러다 억수장마면 안 되는데...
나무님 말씀처럼, 이렇게 이쁜 우리말을 보면, 참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근데, 지난 한 주는 정말 억수같은 장마였습니다.
단순히 '비'에 대해서만 해도 저렇게 세분화되있으니 우리의 아름다운 시나 소설을 제대로 번역해서 외국인에게도 감동을 준다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불가능에 가깝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비...특히 소나기와 여우비는 아주 친숙하고 예쁜말이라고 생각되는데...
소나기...윤초시네 손녀딸이 첫사랑이었습니다...^^
갑자기 황순원의 소나기가 읽고싶어지네요...
ㅎㅎ 윤초시댁 손녀딸 만나러 소나기에 다녀오셨는지요?
지난 한 주도 잘 지내셨죠?
소나기는 그럴 듯 했는데요,
그 손녀딸은 끝내 만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요...^^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더위 먹지 마시고, 건강한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번역서와 한국서에 나오는 표현들이 많이 다르죠..
번역서는 재미있지만, 어쩔때는 단어의 구사가 참 제한적이란 생각도 ^^
김치군님 말씀처럼, 번역이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두 문화를 다 경험한 번역가의 멋진 활약을 기다려봅니다.